이번주 SK그룹 중간지주사 역할 공개 전망
박정호 대표 "저평가된 기업가치 제고" 피력
지배구조 개편시 글로벌 M&A 본격나설 듯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인수 및 합병을 더욱 원활한다는 목표다.

13일 재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이달 14~16일 중 박정호 대표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중간 지주사 설립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실행하겠다. 조만간 구체화하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SKT는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자회사 SK하이닉스의 글로벌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SKT의 자사 시가총액이 20조원이 넘고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00조원에 달하는 데 비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ICT 계열사의 기업공개(IPO)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게다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동력의 강화를 통해 '탈통신'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SKT의 자회사이자 SK그룹의 손자회사로서 SK하이닉스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린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SK㈜가 SK텔레콤 지분(26.8%)을 소유하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20.1%)을 갖고 있는 방식이다. 최태원 SK회장은 SK㈜ 지분 18.4%를 갖고 SK그룹 전체를 지배한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이며 SK㈜의 손자회사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웨이브(미디어), 11번가(커머스), ADT캡스(융합보안),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원스토어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로서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설립된 중간 자회사가 앞으로 SK㈜와 합병할 경우 SK하이닉스도 SK㈜의 자회사 지위를 갖게 돼 본격적인 글로벌 M&A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의 시기로 올해를 못 박은 것은 내년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20.1%로, 올해 안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지 않을 경우 내년 이후 지분율 약 10%를 끌어올리기 위해 1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분할 방식으로는 인적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SKT를 이동통신(MNO) 사업회사와 투자사인 중간 지주사로 나눈 뒤 비(非)통신 부문인 SK하이닉스와 ICT 계열사를 지주사 아래에 두는 인적분할 방식이 예상된다.

인적분할 시 기존 주주들은 사업회사와 지주사 주식을 같은 비율로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와 그 외 부문을 보유한 SKT홀딩스로 인적분할한 뒤, SKT홀딩스에서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을 물적분할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SKT가 이번주 내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 이후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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