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로열티 다수 소비자, 중고폰 팔고 갤럭시 선택
삼성전자, 기존 핸드폰 반납시 추가 보상 유인책
LG전자 스마트폰 철수로 삼성·애플 체제 강해질 듯

서울 시내 한 LG전자 매장 내 진열된 LG전자 스마트폰.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LG전자 매장 내 진열된 LG전자 스마트폰.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삼성전자가 LG전자 충성고객(로열티 소비자)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자 삼성전자가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서 이달 7일부터 시작한 LG전자 V50 씽큐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 가입자의 80% 가량이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LG전자의 윙 혹은 벨벳으로 교체했고 애플 아이폰 시리즈가 뒤를 이었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은 스마트폰 단말을 구매하고 24개월 뒤 동일 제조사의 신규 프리미엄 제품으로 기기 변경을 할 경우 정상가의 최대 50%를 보장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동일 제조사의 제품으로만 기기 변경을 할 수 있어 해당 제조사의 충성 고객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LG 중고폰 보장 프로그램 가입자를 약 11만 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통신3사는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에 따라 최근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타사 제품을 포함했다. LG전자가 지난달 모바일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소비자 보상에 나선 셈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출시 1년 내 갤럭시 S, 노트 시리즈를 비롯해 폴더블 스마트폰, 퀀텀 시리즈, LG전자 벨벳과 윙 등 최신 단말, 애플 아이폰 12시리즈와 하반기 출시 모델로 교체를 지원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하반기 출시 예정 모델, LG전자 벨벳과 윙, 애플 아이폰 12시리즈와 하반기 출시 모델이 교체 가능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한 중고폰 보장 프로그램 가입자들은 대부분 갤럭시 S21 시리즈로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더 이상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지 않다.

LG전자가 지난달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오는 7월 31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신 4년간 AS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속 작품을 더 이상 내놓지 않기로 한 만큼 LG전자의 재고 및 중고폰 가격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더 이상 중고 스마트폰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중고폰 보장 등을 통해 LG전자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이미 익숙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가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같은 OS를 공유하는 만큼 구매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이번 경우처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로 대부분의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흡수할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 현실화됐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5%, 애플은 20%, LG전자는 13%였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로 인해 올해부터는 LG전자의 13%의 점유율 대다수를 삼성전자가 장악할 것이 유력해졌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를 틈타 국내 시장 장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말까지 LG전자 V50 대상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 제품과 애플 아이폰에 대해서만 제품 반납 시 일정 비용을 보상해왔다.

삼성전자 홈페이지나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1 시리즈와 갤럭시Z 폴드2, 갤럭시Z 플립 5G를 구매하고 기존 핸드폰을 반납하면 중고 시세에서 최대 15만원까지 추가 보상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삼성전자는 V50 씽큐를 비롯해 갤럭시 S10 시리즈인 갤럭시 S10e, 갤럭시 S10, 갤럭시 S10+, 갤럭시 S10 5G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을 최소 70% 이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사업을 장악할 경우에도 우려는 남아 있다. 소비자가 선택권이 줄어들고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 탓이다.

이동통신사도 교섭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통사는 제조사와 협상해 소비자에게 지급될 보조금을 책정하는데 상대하게 될 제조사가 줄어들면서 교섭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욱 점유율이 오르게 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삼성전자가 경쟁자인 애플이나 소비자 반발을 의식해 가격 전략을 마음대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LG의 스마트폰 철수로 부담감이 그만큼 덜어진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가폰 경쟁을 벌일 경우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저가폰 비중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게는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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