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지수, 12개월 연속 ↑...2011년 이후 최고수준
식품업계 가격 줄줄이 인상, 실적 부진 라면업계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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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전세계 옥수수, 밀 등 곡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가격을 동결했던 라면업계도 가격 인상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올해 들어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쌀 가격이 상승하면서 CJ제일제당은 올초 즉석밥인 햇반 가격을 6~7% 올렸고, 오뚜기와 동원F&B 등도 즉석밥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1·2위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올 초 제품에 따라 최대 9%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밖에 풀무원과 대상 등도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5% 올렸다. 샘표와 동원F&B는 꽁치·고등어 통조림 값을 최대 42%나 인상했다.

외식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줄줄이 가격이 뛰었다. 홍콩반점은 짜장면 가격을 4500원에서 5000원으로, 짬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다.

이는 원재료값 상승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1로 전년 동월 대비 39.7% 올라, 2011년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수도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이며,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옥수수, 밀, 대두 등 곡물가가 식량가격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로 올랐고, 대두와 밀의 선물 가격도 각각 63%, 30% 상승했다.

최대 곡창지대인 브라질에서 가뭄으로 옥수수와 대두 공급이 줄었지만, 중국의 곡물 소비량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네슬레, 코카콜라 등 해외 식음료업계는 가격 인상에 나선 상태다.

원유와 운임의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에 일조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0월 배럴당 35.79달러를 기록한 이후 6월 들어서는 70달러에 육박하면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또 컨테이너 부족과 항만 적체 등으로 인해 해운과 항공 운임이 상승하면서 식음료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면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은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그간 가격 인상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올 초에도 오뚜기가 진라면의 가격을 인상하려고 했다가 철퇴한 바 있다. 오뚜기는 지난 12년간 진라면 값을 동결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업계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하반기에 결국 라면값이 인상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경쟁사가 가격을 올리면 결국 다른 기업들도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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