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英 신약개발사 인수…다케다 18개 제품군 인수 이후 두번째
업계 M&A에 긍정적이지만..."대형 M&A 투자부담·오너 경영 한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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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제약사들이 기업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으로 몸집을 키워나가면 글로벌 빅파마 대열 입성을 노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선두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지난 7일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약 530억원을 들여 영국 ADC 개발사인 익수다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금의 절반은 이미 집행됐고, 나머지는 특정 마일스톤을 만족할 경우 즉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된 ADC 기술로 다양한 항암제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현재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이같은 M&A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엔 일본 다케다의 아태지역 18개 제품군을 약 332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를 통해 그간 수입에만 의존해야했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 증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셀트리온 외에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M&A 등에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키움증권이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63%가 M&A 검토에 긍정적이었다.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도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예산으로 전년 대비 30% 늘어난 1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 ▲신규 일자리 30만명 창출 등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셀트리온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업계도 2023년까지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화답했다.

M&A로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한 사례들도 많다. 화이자는 2000년 고지혈증 치료제 기업 워너 램버트 등을 121조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굵직한 제약사들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글로벌 빅파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여전히 M&A에 대해 소극적인 상황이다.

올해까지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대형 M&A는 지난 2018년 한국콜마의 씨제이헬스케어 인수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으로 M&A에 대형 자금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업계 대부분이 오너 경영체제로 이뤄져 있어 매수와 매각이 쉽지 않아 셀트리온처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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