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견본주택. 부산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7번출구의 인근에 마련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견본주택. 부산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7번출구의 인근에 마련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부산=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위치는 괜찮은데 건설사가 욕심이 많은 듯 해요. 매우 좁은 땅에 두 동을 짓는 것도, 아무리 역과 가까운 곳이라고 해도 전용면적 84㎡인 집을 분양가 4억원 후반 가격으로 받는 것도, 이상해요. 미래에는 일광신도시 시세가 기장읍에도 준용된다 생각해서일까요. 분양 잘 될지 모르겠네요" (기장읍 G모 공인중개업소 대표)

"20세기 지은 구축이 아닌한 부산 시내의 집값이 요즘 상당히 급격하게 올랐지요. 비록 동해선 전철 배차간격이 무척 길지만 역의 근처라 어떤 곳인가 보려 왔어요. 분양가가 예상 벗어나게 비싸 청약접수 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요. '전철역 앞'이란 입지는 좋은데, 분양가 비싸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분양가 아닐런지 걱정이 좀 되네요." (청약의향자 J모 씨)

수도권과 비교 가능할 정도는 결코 아니지만, 한국에서 수도권 다음 규모의 광역권으로 이견이 없는 지역은 부산광역시(인구 336만)-울산광역시(인구 112만)-경상남도(인구 332만)로 구성된 동남권이다. 비수도권 최대 산업기반을 갖춰 수도권의 다음으로 많은 800만명 정도 인구수를 나타낸다.

거의 모든 비수도권 지역이 그렇듯 동남권 전역도 꾸준하게 인구 감소 현상이 있지만, 신축 집을 찾는 수요와 오르는 시내의 집값 등을 이유로 부산과 울산의 군(郡)인 기장군과 울주군에는 아파트가 꾸준히 지어지는 중이다. 동해선(동해남부선) 광역전철 운영은 이같은 최근 양 도시 시가지 확장에 기여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기장역 동남쪽 '부산 기장군 기장읍 청강리 35-1' 일원에 아파트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를 분양한다. 2023년 7월 집들이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6층, 2개 동, 전용면적 58-154㎡, 총 219가구 규모다.

이 단지 청약의 관건은 고공행진의 분양가에 권역에서 고개가 처드는 과잉분양이다. 실제 부·울·경은 연내 2만4,000여가구 규모로 지난해보다 30% 늘어날 전망이다. 집값은 부산이 10%(지수 기준) 가까이 상승, 신규 고분양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커지고 있다. 기장에서 분양하는 이 단지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사진 우측)의 남쪽에 위치한 차성남로에서 북→남 구도로써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사진 우측)의 남쪽에 위치한 차성남로에서 남서→북동 구도로써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장역 역세권이나 초등학교는 멀어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는 아파트 이름처럼 동해선의 전철역인 기장역과 가깝다. 101동의 6호라인 입구를 기준으로 기장역 2번출구가 450여m의 거리이다.

기장역은 무궁화호 등의 일반철도와 부산 도시철도와 통합 요금제로써 환승 가능한 광역철도를 함께 이용가능한 역이다. 기장역 광역철도는 단돈 1500원을 내면 34분만에 부산 부전역으로 빨리 이동할 수 있으나 시외버스에 비해서 속도가 느려서 실제 이용객이 많지 않다. 광역철도는 10월이면 북쪽의 종착역이 기장역 다음역인 일광역에서, 태화강역으로 연장변경된다.

기장역 근접은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아파트의 최대 장점이다. 부산 본시가지에 직장 등의 기반이 있는 사람을 쉽게 끌어올 만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동해선 광역전철의 배차간격은 평일의 통근 시각대 기준 10-22분, 휴일의 새벽·심야 시각대 기준 25-35분으로 길다. 다만 시간표가 익숙해지면 이용하기 쉽고, 지역 주민은 광역전철이 태화강역에 북측 연장될 오는 10월부터는 배차간격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한다.

단지 인근 죽성사거리 일대에는 부산의 여러 방향을 연결하는 시내버스가 많이 있다. 이 중 반송을 지나 부산대를 잇는 183번(4호선 전철역 경유)와 해운대구-수영구를 지나 토성역 앞의 부산대병원 앞까지 운행하는 좌석버스 1003번(회차점에서 자정 이후로 출발하는 심야 좌석버스 노선도 운영) 등은 향후 거주시 도움될 노선이다.

다만 편리한 교통과 달리 자녀가 있다면 보낼만한 교육기관 입지는 상당히 열악하다. 3개의 어린이집과 1개의 유치원을 제외한 교육-보육 기관은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와 달리 동해선 서쪽에 있기 때문이다. 기장초는 선로를 지나서 1㎞쯤 떨어진 위치에 자리한다.

동해선을 횡단해야 하나 선로 서쪽엔 많은 수의 교육-보육 기관들이 가리한다. 학원, 병원, 시장, 슈퍼마켓 등도 선로 서쪽으로 다수 있다. 다만 수는 정말 많다.

기장읍 교리 G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에 분양될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는 장점과 단점이 혼재하는 아파트다. 각자 여건에 맞게 청약접수를 진행할 수도 있고 추후 나올 다른 단지로 청약접수를 미룰 수도 있다."면서 "다만 단지의 규모가 아쉽고 분양가가 비싸단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실거주 생각한다면 어린이 연령 자녀가 있는 경우 통학에 좋지 않을 것이라, 만약 해당되면 신중해야 한다. '묻지마 청약'이 아닌 자신의 상황을 잘 살펴서 분양을 받을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와 가까운 부산권 광역전철 전철역 중 하나인 기장역의 2번출구.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는 유동인구 많은 1번출구 쪽이 아닌 2번출구 쪽에 위치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와 가까운 부산권 광역전철 전철역 중 하나인 기장역의 2번출구.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는 유동인구 많은 1번출구 쪽이 아닌 2번출구 쪽에 위치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 기장 읍내에는 웬만한 편의시설 구비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아파트가 지어질 곳의 행정구역은 부산광역시임은 분명하나, 군(郡)의 읍(邑)에 해당한다. 주소가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청강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장읍은 인구 5만명을 돌파한 규모가 적잖은 읍으로,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편의시설이 읍내에 있다. 

기장읍 중에 읍내에 해당되는 지역(교리, 대라리, 동부리, 서부리, 신천리, 청강리)을 살피면 유치원 7곳,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기장중, 대청중), 고등학교 1곳(기장고), 도서관(기장도서관), 군청, 보건소, 체육관(기장체육관) 등의 각종 공공시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활성화된 전통시장인 기장시장, 대형마트인 메가마트 기장점과 탑마트 기장점, 중규모 식자재마트 점포들, 교리와 동부리에 작게나마 형성된 여러 과목(음식-실용음악-애견미용-미용-간호 등 포함) 학원가, 은행 4곳 지점(KB국민, 우리, NH농협, 부산) 등도 있다.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단지가 지어질 기장읍이 부산 시내로 가지 않더라도 살기에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장읍의 대다수 편의시설은 동해선을 기준으로 단지의 건너편에 위치한다. 차성남로의 고가도로를 넘어가거나 동해선의 선로 위에 지은 기장역을 지나야 하는 것이다.

기장읍 대라리 I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역에 지어질 아파트 단지라 좋은 말만 해주고 싶은데,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면서 "대부분의 생활편의시설이 동해선을 건너야 있기는 하나 기장읍 읍내가 크지 않으니 동해선 반대편 넘나드는 것에 겁내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거주 어린이들이 다닐 초등학교인 기장초등학교. 아파트 단지와 1㎞쯤 떨어진 위치에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거주 어린이들이 다닐 초등학교인 기장초등학교. 아파트 단지와 1㎞쯤 떨어진 위치에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84㎡형 4억원 중후반…유상옵션 추가하면 총액 5억원↑

219가구임에도 주택형이 21가지로 구성되는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의 3.3㎡당 평균분양가는 발코니 비확장을 기준으로 1264만원이다. 모든 집이 발코니 확장을 했을 경우를 가정시 1319만원이다.

실제 분양가로 살피면 전용면적 58-59㎡ 3억1170만-3억2140만원(세부 9개 평면, 발코니 확장비 1500만원 별도), 84㎡ 4억1140만-4억7010만원(세부 3개 평면, 발코니 확장비 1850만원 별도)이다.

또한 이 아파트는 유상옵션 수 많은 단지다. 시스템에어컨 설치, 붙박이장 설치, 현관 중문 설치, 거실·주방 바닥 타일 상급 향상(포세린타일), 빌트인 가전류 배치(인덕션, 냉장고-냉동고-김치냉장고), 주방벽 인조대리석 교체, 거실확장형(72㎡B, 84㎡A) 알파룸옵션(84㎡A) 등이 모조리 유상옵션 항목이다. 평면에 맞춰 최대로 유상옵션을 선택할 경우 합쳐서 1887만원 값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만약 84㎡A형 고층 거주자로 발코니 확장을 실시하고 모든 유상옵션 항목을 최대로 적용하는 경우 건설사에 납부할 비용은 5억747만원이다. 4억원의 중반대 가격이 5억원을 넘게 된다.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는 집의 다수가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설치가 됐고 기본적인 옵션이 채택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에선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분양가가 비싸단 평이 적잖다. 일광면 또는 기장읍 내리 등지에서만 보던 84㎡형 집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일광면 일광신도시(기장일광도시개발사업지) 지역의 84㎡형 매매 시세는 5억원 중반-6억원 중반 선이다.

해운대구 좌동 H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에 분양될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단지의 분양가, 신축이긴 하나 여러모로 아쉽다. 유상옵션 따라 총액이 5억원 전후가 되는 정도인데, 돈을 조금만 더 보태서 대략 5억원 중후반대 자금이 있다면 좌동 구축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다. 신축이긴 하나 기장읍이나 북쪽으로 생활기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기장의 작은 아파트 단지의 분양을 받아서 좋은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개개인 여건과 선택에 따른 것이긴 하나, 개인적으론 청약통장을 사용할만한 아파트인지 살짝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기장역 엘크루 더퍼스트'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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