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분양가 논란, 전용 84㎡형 동탄 디에트르보다 비싸
KTX·전투기 소음에 전형적인 난개발 대단지…브랜드로 청약자 유혹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현장. 방위상 북동→남서 구도로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현장. 방위상 북동→남서 구도로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수원·화성=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혹시 내리지구(봉담 프라이드시티) 좋다 추천하는 봉담의 공인중개사가 있다면 MGM(자신의 소개 고객이 최종 계약시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는 업자)이라고 봐도 돼요.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거기를 가라고 하나요. KTX와 전투기 소음에 동향 송전탑 뷰에 남쪽에 언덕 지나면 있는 폐광산 등까지, 봉담 집값이 요즘 급격히 올랐다지만 거기는 정말 비추천 단지입니다." (봉담읍 B모 공인중개업소 대표)

"기흥이 수원 동쪽 난개발 지역이라면 봉담은 수원 서쪽 난개발 지역이라는 비아냥도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요즘 내집마련이 정말 힘든 상황이라, 어디라도 분양을 하나 받아서 심적 안정을 찾고 싶어서,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얘기 듣고는 어떤 곳인가 보기 위해서 직접 와봤어요. 앱이나 인터넷에서 봉담은 맞지만 외진 데다 깡촌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로 맞네요. 청약을 두고 고민이 많아지네요." (청약의향자 G모 씨)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은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화성시 내에서 증가율이 가파른 곳 중 하나다. 2000년 이전에도 몇몇 아파트 단지 개발이 속속 이뤄지긴 했지만, 21세기 들어서 수원과 가까운 수영리-동화리-와우리 위주로 아파트 건설이 곳곳에 진행 중이고, 최근 몇 년에 걸쳐서 봉담2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이제는 효행지구(수영리)-동화지구(동화리)-내리지구(내리)의 개발이 한창 추진되고 있다.

효행지구나 동화지구와 달리 내리지구는 일찍이 주거지역으로 정착된 택지들과는 멀리 떨어진 곳이다. 기존에 개발된 곳과 새 개발지역이 모두 KTX가 지나는 고속철도 선로 동쪽 터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내리지구는 고속철도 선로 동쪽이다. 물리적 이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DSD삼호가 GS건설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내세워 '봉담 프라이드시티'의 분양에 나섰다. 첫 단지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내리 545 일원 내리지구 1블록에 GS건설의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2024년 7월 입주목표의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1개 동, 전용면적 59-105㎡, 총 1701가구 규모다. 내리지구 2블럭에 지어지는 '봉담 힐스테이트 프라이드시티'의 2333가구를 합치면 내리지구는 4034가구가 들어설 택지지구가 된다.

화성 청약시장은 이 단지 분양에서 적어도 세번 놀란다. 브랜드 대단지의 위용, 봉담2 외곽에 동떨어진 데다 혐오시설과 함께하는 입지, 그리고 시행사의 담대한(?) 책정 분양가에 눈을 씻고 다시 본다.

특히 이 단지 분양가는 역대급 청약성적을 기록한 대방건설의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보다 비싸다. 주력형인 전용 84㎡형은 4억6,000만원 내외로서 '동탄역 디에트르'와 비슷하나, 발코니확장비와 유상옵션을 합치면 5억원이 훌쩍 넘는다.

GS건설이 분양 중인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취약한 주거환경의 브랜드 대단지, 그리고 청약열기에 편승한 고분양가 대단지라는 점에서 고양 덕양구 식사1지구 위시티를 연상케 한다. 이 단지의 실제 분양가는 동탄역 디에트르보다 고가다. @스트레이트뉴스
GS건설이 분양 중인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취약한 주거환경의 브랜드 대단지, 그리고 청약열기에 편승한 고분양가 대단지라는 점에서 고양 덕양구 식사1지구 위시티를 연상케 한다. 이 단지의 실제 분양가는 동탄역 디에트르보다 고가다. @스트레이트뉴스

그리 멀리 가지 않고 단지 동쪽에 자리한 봉담2지구에서 직전 분양한 '봉담2 중흥S클래스 2차'의 같은형(3억5,000만원 내외)과 비교해도 1억원 이상 고가다.

지역에서 바라보는 이번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청약 핵심은 '분양 이후 가치' 여부다. 봉담, 남양, 향남(발안) 등지에 '물량폭탄' 수준의 분양이 이뤄지는데 불리한 입지에 공급되는 이 아파트를 시장이 어떤 가치로 평가할까에 의구심을 품는다.

◇ 취약 주거환경에 무늬만 '프라이드' 

화성 내리지구 아파트는 단일 브랜드인 '프라이드시티'로 공급된다. 다만 두 블럭 다 대형 시공사와 단순 도급계약을 맺고 건설하며, 그렇기에 각 단지마다 시공사 브랜드 이름을 담았다. 이번에 분양할 1블럭은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이며, 추후에 분양할 2블럭은 '봉담 힐스테이트 프라이드시티'다. 시공사 인지도가 높으며 대중적 선호도도 탁월해, 시행사는 대규모 개발이나 이같은 시공사 브랜드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단지 이름과 달리 단지가 프라이드(Pride : 자부심)를 느낄만한 입지인지는 의문이다. 이는 단지 주변에 있는 여러 비선호시설 존재만 알아도 확연히 느껴질 것이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견본주택. 청약접수 하루 전날이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청약 의향자 견본주택 출입 일체를 통제해 견본주택 주변이 썰렁하다. (사진=이준혁 기자)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견본주택. 청약접수 하루 전날이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청약 의향자 견본주택 출입 일체를 통제해 견본주택 주변이 썰렁하다. (사진=이준혁 기자)

단지는 기존 봉담1·2지구 등과 거대한 고속철도 선로로 이격됐다. 이런 지역 구조상 향후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사는 사람이 봉담1·2지구 일대 이동하려면, 고속철도 밑을 관통하는 길(창궁안뜰1길변 내리 244-25 지점, 매봉로변 상리 213-18 지점)을 필히 거쳐야만 한다. 다만 봉담읍에서 20여년동안 영업 중인 택시기사의 말에 따르면, 현재 두 길 모두 출퇴근 시각에는 어마어마한 '상습정체' 구간으로서 고통받는 곳이다. 

또한 고속철도 선로의 주변에는 거대 송전탑이 여럿 설치됐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단지 내 동 중에 다수의 1·2호 라인은 '남향 기반'이 아닌 '동향 기반'에 가까운 향(向)의 형태로 지어지는데, 이에 따라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많은 동의 1·2호 라인의 집은 고속철도 선로와 송전탑 쪽 보는 뷰(View)의 집이 될 것이다.

고속철도 선로와 차량은 무궁화호 또는 새마을호 등의 일반철도 선로와 차량에 비교해서 소음 발생의 정도가 적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소음이 전혀 안 날 수는 없으며, 실제로 봉담2지구 서쪽의 단지 주민들은 관련 고통을 극심하게 겪는다.

와우리 H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KTX 고속철도 지상 고가선로 옆의 e모 단지 59㎡형 집이 실거래가 5억원을 기록했단 말에, 정말로 이해 안 갔다"면서 "고속철도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가서 느껴보면 안다."고 말했다.

단지 소음은 KTX 고속철도에 그치지 않는다. 화성시 봉담읍과 가까운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비행장(수원공군기지)에 주기하는 한국 공군과 미국 공군 소속 전투기 등이 발생하는 소음도 적잖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도다.

이에 더해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의 부지 남쪽 산지 너머엔 금과 은, 아연 그리고 구리 등의 광물을 채굴하던 광산으로 현재는 폐광 상태 공간인 '삼보광산' 부지가 있다. 폐광한지 30년쯤 지났지만,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아직 그 터에 관리인을 두고 쭉 관리 중이며, 아직도 인근에서 폐광산 침출수 정화 시설을 운영 중이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인근 고속철도 선로. 선로 주위에 송전탑도 있으며, 해당 지역의 상공에는 전투기가 수시로 운항 중이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사진의 선로 후면 블럭에 위치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인근 고속철도 선로. 선로 주위에 송전탑도 있으며, 해당 지역의 상공에는 전투기가 수시로 운항 중이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사진의 선로 후면 블럭에 위치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절대 녹지 '환경적인 장점 돋보여' Vs '편의시설 짓기 어려워'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를 짓는 터의 과거 모습에는 논과 밭이 거의 없다 봐도 된다. 만약 경작물을 키운 곳이 존재하는 경우 단독주택 또는 빌라 주변부의 텃밭 정도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와 '봉담 힐스테이트 프라이드시티'를 비롯한 내리지구를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인 삼봉안길의 주위는, 주변과 다르게 주거지였다.

다만 내리지구도시개발사업 부지(내리지구) 주변은 '그린벨트'라고 불리는 개발제한구역 또는 자연녹지지역 등으로 지정된 땅이다.

이는 다시 말해, 내리지구 내부가 아닌 내리지구 주변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서기 매우 어렵단 의미와 같다. 내리지구 구역이 외로운 섬과 같은 '개발의 끝'이란 것이다. 농지의 형질전환을 하거나 그린벨트 제한을 해제한다는 결정은 '특혜시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은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에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장점이라 여기는 측에서는 매봉로와 접하는 일부분과 '봉담 힐스테이트 프라이드시티'가 보이는 단지 서쪽 일부 방향을 제외한 대략 3면 정도 방향에, 녹지가 보여진다는 기대가 생긴다는 점을 언급한다. 단지 내 잘 꾸민 조경은 녹지의 면에선 일종의 보너스 격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반면 단점으로 여기는 측에서는 단지 상가를 빼곤 다른 편의시설 건물이 없을 현실을 거론한다. 내리지구가 마치 '섬' 같단 것이다.

1블럭의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와 2블럭의 '봉담 힐스테이트 프라이드시티'의 가구수를 합치면 4034가구에 달한다. 봉담 주요 지점(봉담읍 행정복지센터, 수영오거리, 동화리 중심상가블럭, 수원대 등)과 수원역을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은 신설될 것으로 보이나, 서울로 오가는 광역버스 노선의 신설 여부는 미지수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남쪽에 있는 폐광인 삼보광산. 폐광된지 30년 가량 지났지만, '광산촌' 시설은 흉물스럽게 남았고,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하수-토양-대기의 관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남쪽에 있는 폐광인 삼보광산. 폐광된지 30년 가량 지났지만, '광산촌' 시설은 흉물스럽게 남았고,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하수-토양-대기의 관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분양가가 59㎡ 3억원 초반대·84㎡ 4억원 중반대…입지상 주변과 단순 비교는 어려워

"고양 덕양구 위시티가 연상되는 지구다"(화성 T부동산중개사)

DSD삼호는 덕양 식사1지구에 모두 4,683가구의 위시티를 고가로 분양했으나,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휘청거렸다. 더 큰 타격은 고분양가 입주자들이었다.

"당시 계약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지금으로 얘기하면 아이돌을 내세운 스타 분양에 달려든 계약자의 해약이 줄을 이었습니다"는 그는 "당시 시공사도 DSD삼호와 두터운 인연인 GS건설이었지요. 입주 당시 위시티는 분양가보다 30% 내외 급락, 불꺼진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다"고 회고한다.

"프라이드시티나 위시티는 기존 택지지구에 기생, 편의시설이 취약한 위성 대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입지의 단점을 유명 브랜드로 극복하려는 마케팅에 호경기에 편승, 거품 분양가라는 점들도 같다"고 꼬집는다.

내리도시개발사업 대단지로 1701가구가 공급되는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주택형이 16가지로 적잖지만, 100가구가 넘는 주택형은 59㎡(세부 6개 평면) 주택형 중에는 59㎡A, 72㎡(세부 6개 평면) 주택형 중에는 72㎡B-72㎡C-72㎡C1, 84㎡(세부 3개 평면) 주택형 중에는 84㎡A-84㎡B 뿐이다. 그 중 328가구와 202가구인 84㎡A형과 84㎡B형을 뺀 4가지는 다 100가구대 주택형이다.

위에 언급된 6가지의 주택형 아닌 10가지 주택형은 가구수 100가구 미만 적은 가구수로 짓게 된다. 따라서 청약접수를 마치면 '최고 경쟁률 ㅇㅇ대 1'에 쓰일 큰 수의 경쟁률이 나올 수 있는 평면이나, 가구수가 많지 않기에 의미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이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1322만원이다. 모든 집이 발코니를 확장 시공했다고 가정시 1356만원이 된다. 실제 분양가로 보면 전용면적 59㎡ 집은 3억540만-3억4540만원(발코니 확장 공사비 800만-971만원), 72㎡ 집은 3억6340만-4억670만원(〃 893만-1342만원), 84㎡ 집은 4억2560만-4억6220만원(〃 1049만-1357만원), 105㎡형 집은 7억7580만원(〃 1614만309원)이다.

이같은 분양가는 주변의 다른 단지 비교시 저렴하게 보인다. 올해 5~6월 매매 실거래가 기준으로 고속철도 반대편의 'e편한세상 신봉담'('19년 9월 준공, 898가구) 59㎡형은 3억9800만원-5억원, 와우리의 '봉담센트럴푸르지오'('17년 2월 준공, 1265가구) 59㎡형과 84㎡형은 3억6000만-4억3000만원과 4억6000만원-5억4000만원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신축임에도 '값싼' 분양가이다.

다만 입주자모집공고에 담긴 유상옵션 종류와 수 그리고 적용가를 살피면 결코 싼 값이 아니다. 시스템에어컨, 시스클라인('자이' 단지에 적용되는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 기타 가전옵션 6개, 인테리어옵션 11개 등으로 합산하면 가격은 크게 상승한다.

만약 이들 19가지 옵션을 모두 택하게 된다면, 84㎡A형을 기준으로 5932.5만원(시스템에어컨 750만원, 시스클라인 437만5000원, 기타 가전옵션 1242만원, 인테리어옵션 3503만원)이다. 84㎡A형 21층 이상 집의 분양가는 4억6220만원인데, 19가지 옵션을 택하고 발코니의 확장도 원한다면 수분양자가 건설사에 내야 할 최종 납부금은 5억3201.5만원으로 급상승한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시, 지역에선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가 고분양가 단지란 평이 적잖다. 화성 내리지구 입지가 빼어나지 않고, 앞으로 초등학교와 공공청사가 지어질 것이라 하나 결정된 것이 없으며, 고속철도-전투기로 인한 소음과 송전탑 및 폐광산 등으로 인한 피해 또는 대외이미지 약점 등도 있는데, 와우리-동화리-상리의 아파트 수준의 값이란 것이다. 장점은 신축 단지와 시공사 브랜드 뿐이란 말도 적잖다.

동화리 D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단지의 마케팅은 화려하다. 공식 홈페이지 상에는 '인근에 위치한 봉담1·2지구의 다양한 생활·문화 인프라 공유'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이는 내리에서 동화리-와우리 오가기가 힘든 현실은 쏙 빼놓은 말이다. '힐링라이프'에는 고속철도-송전탑-폐광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면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은 꼭 자세하게 지역을 확인해보고, 그래도 분양받는 것이 낫다 판단되면 분양을 받기를 바란다. 분양받은 후 후회하는 모습은 없어야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봉담 자이 프라이드시티'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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