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업이 마주한 가장 심각한 도전, 기후변화. 기후변화가 탄소 배출을 수치상 줄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그 근본적인 문제는 잊히기 쉽다. 코로나19 사태는 정치적 의지와 공동체의 합의만 있으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실행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던 만큼, 당장은 아득해 보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녹색 전환 역시 대중적 합의와 기업의 행동이 있다면 가능할 터다. 본지는 창간 9주년을 맞아 국내 주요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통해 함께 공유하며 이뤄낼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 편집자주

SK텔레콤은 3G와 LTE 장비 통합·업그레이드로 약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내는 ‘싱글랜 기술’을 통해 환경부로부터 국내 통신분야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3G와 LTE 장비 통합·업그레이드로 약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내는 ‘싱글랜 기술’을 통해 환경부로부터 국내 통신분야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최근 디지털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증가 등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디지털 및 통신 기술을 활용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AI·데이터·네트워크 등의 기술로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업계 최초로 통신기술을 이용해 전력사용량을 절감해 2021년부터 매년 1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통신기술 활용으로 온실가스 연1만톤 줄여

SK텔레콤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 통합 및 업그레이드를 통한 전력 사용량 절감에 성공해 환경부로부터 국내 통신 분야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을 인증받았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지금까지는 형광등 대신 LED를 사용하거나 태양열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에너지원 변경을 통한 전력량 절감 방식이 보편적이었지만 통신 기술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이 환경부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 및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53%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 기술을 2019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서울시를 포함 전국 78개시의 자사 기지국과 중계기에 적용을 모두 완료했다. 이를 통해 작년 말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약 1만톤의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배출권 1만톤은 서울 시내 약 76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2019년 서울 전력사용량 통계 기준)에 해당한다.

2020년 환경부에 신규 등록된 온실가스 감축 방법은 총 9건이고 2019년에는 1건도 등록되지 않을 정도로 신규 에너지 절감 방식의 개발 및 인증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통신 기업 중에는 기존 IDC 서버의 전기 사용량 감축 또는 법인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는 방법 등의 에너지 절감 사례가 있었으나 통신 기술과 장비 분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RE100 가입 후 녹색프리미엄 체결까지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SK그룹 관계사와 함께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오는 2050년 이전에 사업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SK텔레콤은 RE100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 2월 한국전력공사와 연간 44.6GWh 분량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에 관한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텔레콤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공받는 재생에너지 전력은 약 1만6000여 가구의 연간 사용량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확보된 전력을 분당·성수 ICT 인프라센터에서 활용한다. 추후 ‘녹색프리미엄’ 적용 대상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전력은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적 친환경 기조에 맞춰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하고 ‘RE100’ 이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올해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새롭게 시행했다.

기업은 녹색프리미엄을 통해 한국전력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 위한 민관 연합체 참여

SK텔레콤은 정부·지자체·커피 전문점·기업 등이 플라스틱컵 남용 관련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민관 연합체에도 참여했다.

환경부, 외교부, 서울시, 수원시, SKT, KB금융그룹, 태광그룹, 스타벅스코리아, 달콤 등 총 23개 기관 및 기업은 지난해에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량 감소를 선도하고 일상 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한 ‘ha:bit eco alliance(해빗 에코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했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우리 사회 다양한 조직이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위한 착한 습관을 정착시키고,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합체다. 환경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여러 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환경 보호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플라스틱은 폭넓은 활용도에도 불구하고 매립 후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 토양 오염, 해양 생태계 파괴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유발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청정 제주’를 만들기 위한 ‘에코제주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에코제주 프로젝트’는 스타벅스 매장에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가 다회용컵을 비치하고 사용이 완료된 컵을 스타벅스 매장 또는 제주공항에 설치된 무인 반납기를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비자는 1000원의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컵을 이용한 뒤 반납기에서 보증금을 환급 받는다.

‘에코제주 프로젝트’는 오는 7월 6일 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 제주애월DT점, 제주칠성점, 제주협재점 등 4개 시범매장에서 시작돼 제주 권역에 있는 스타벅스 전 매장과 타 커피전문점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SKT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친환경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과 ICT 기반의 무인 반납기 운영 프로세스를 새롭게 구축하고 스마트폰용 ‘해피 해빗’ 앱에 다회용컵 이용 및 반납을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 반납기 투입구에는 지정된 다회용컵만 구분해 받아들이는 영상인식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수거의 정확도를 높였다.

SKT는 ‘에코제주 프로젝트’를 통해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를 더 많은 기관과 기업으로 확대하고, 공공장소에 다회용컵 반납기를 확대 설치하는 등 친환경 생태계 조성 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020년에 한해동안 1조9457억원 규모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20년에 한해동안 1조9457억원 규모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SKT의 ESG활동, 사회적 가치로 1조9457억 달성

SK텔레콤은 2020년에 한해동안 1조9457억원 규모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2019년의 1조8709억원과 비교해 4% 증가한 규모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첨단 ICT 기술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 사회 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창출했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2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0.2% 증가했고 사회공헌 사회성과도 513억원으로 1년 새 33.9% 늘었다.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경우 자사주 매입 등의 영향으로 1조65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 소폭 감소했다.

삶의 질, 노동, 동반성장, 환경 영역을 포괄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품과 서비스 영역에서는 ICT 기반 사회적가치 창출 발굴 확대를 통해 2018년 467억원, 2019년 1670억원에 이어 지난해 2579억원의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

이는 사회적가치를 본격 측정한 2018년과 비교해 5.5배 증가한 수치로, T맵 운전습관의 교통사고 예방 효과와 함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자 증가가 어르신들의 안전 향상에 기여한 측면 등이 주요 성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노동 영역에서는 대기업 최초 전면 재택근무 시행, 워크 프롬 애니웨어 제도와 연계한 클라우드 업무환경 구축으로 근무환경을 혁신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구성원에게 안전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고 일과 가정 양립을 적극 지원한 성과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주관 ’2020년 일·생활균형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유통망 및 협력사 대상 13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상생안 마련, 동반성장 협약 187개 중소기업 방역 지원, 중소기업 대상 빅데이터 기반 문자마케팅 서비스 지원, 중소기업 대금 바로지급 프로그램 운용 등을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사들의 경영 안정성 확보를 도왔다.

비즈니스 사회성과의 환경 공정 영역에서는 통신망 투자 확대로 늘어나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전기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노력이 적극 반영됐다. SK텔레콤은 3세대(3G)와 4세대 이동통신(LTE) 장비를 통합 및 업그레이드 해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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