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면 안 돼라는 것은 '동물의 왕국'에나 가능"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난 4.13 총선 결과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물러나는 것 빼고는 뭐든 다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자 <문화일보>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는 전날 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당구조로 볼 때 과거 그 어느 때 못지 않은 유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있다. 대권 주자의 유동성도 커졌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원 지사는 이어 "20대는 불안한 현재에 대해 '응답하라 집권여당' 했는데 응답이 없고 집안 싸움과 권력 다툼만 하자 분노하고 좌절했다. 50대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데 노후는 불안한 상태다. 그런 면에서 아들 청년세대와 아버지 장년층의 불안이 동기화돼 있다. 이게 집권여당을 심판했다"고 분석했다. 

원지사는 또한 “민주주의에선 국민이 항상 옳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법이 열린다. 그것이 지도자의 길이고 운명"이라며 "주어진 임기 동안 겸허히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도움 청할 건 진솔하게 청하고 국민들한테 호소할 부분은 호소하고 그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이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선거 끝나자마자 지지자들의 동의도 제대로 받지 않고 ‘완료’를 선언했다”며 “국민에 대한 약속과 사회적인 합의를 지키지 못했다. 그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도 경제민주화는 여전히 살아 있는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 전임 이명박 정부의 '녹색'이라는 단어가 사실상 사라진 것과 관련해 "'남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겠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은 '동물의 왕국'에나 나오는 것이다.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내년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선 “도정에 전념할 것”이라며 웃어넘기면서도 “나라와 당의 앞날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여운을 남겼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만 52세다. ‘대입 전국 수석’과 ‘사시 수석’의 주인공인 원 지사는 36세에 국회에 입문해 개혁파 기수로 당 혁신을 주도했고 내리 3선을 하면서 집권여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지냈다.

<사진=뉴시스>주간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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