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 접은 LG전자, 아이폰 판매 관심
애플, 베스트샵으로 판매 거점 확보 가능
이통유통점 "LG전자, 동반성장협약 준수해야"

모바일 사업을 완전 철수하는 LG전자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LG베스트샵
모바일 사업을 완전 철수하는 LG전자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LG베스트샵

모바일 사업을 완전 철수하는 LG전자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의 반발이 거세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애플과 협상 중이다.

LG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인 LG베스트샵에 따로 애플 스토어를 만들거나 아예 LG베스트샵이 애플로부터 판매 권한을 위임받아 판매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노트북과 데스크탑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애플 제품은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가 이뤄진다면 LG전자와 애플 모두에게 이득이 크다.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됐지만 국내 젊은층에게서 인기가 높은 애플 소비자를 베스트샵으로 유입해 가전 구입을 유도할 수 있다. 애플도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LG베스트샵 유통망을 추가해 판매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LG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 중이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디지털프라자·LG베스트샵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휴대폰 분야 상생협약을 2018년 5월에 체결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제공
삼성디지털프라자·LG베스트샵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휴대폰 분야 상생협약을 2018년 5월에 체결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제공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가 추진된다는 소식에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동통신 유통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협회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행위가 지난 2018년 5월에 체결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당시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 서명한 상생협약서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대리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한다면 영세 대리점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에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내 LG베스트샵에서의 아이폰 판매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애플 제품의 판매 시도는 예상된 수순이었다고 본다.

LG전자가 오는 7월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LG전자의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LG전자 충성고객(로열티 소비자)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이미 익숙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가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도 이례적으로 LG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해 아이폰12 시리즈로 교체할 경우 기본 단말기 보상금액에 15만원을 추가로 보상해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G전자도 빠지게 된 스마트폰 사업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데, LG베스트샵 등에서 아이폰 판매가 이뤄진다면 매출 확보가 조금이나마 가능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 애플이 20%, LG전자가 13%를 차지했다. 애플이 LG전자의 점유율을 훕수한다면 점유율이 30%대에 이를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 가전·무선사업부와 한국총괄이 LG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두고 긴급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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