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든 불황이든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핵심비결이 있다. 그들은 늘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면서 혁신과 변화를 지속해왔다. 소비자들과의 양방향 소통도 오랜 동안 브랜드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살펴보고, 비결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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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

들으면 누구나 아는 초코파이의 CM송 가사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롯데제과의 빼빼로처럼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과자 중 하나이며, 한국인의 정서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74년 4월 세상에 나온 오리온 초코파이는 48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초코파이는  1973년 당시 동양제과(오리온의 전신) 연구소 직원들이 미국 조지아 주 출장길에 들른 한 호텔 카페에서 초콜릿을 입힌 비스킷을 접하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귀국후 김용찬 과자개발팀장은 2년가량의 실험과 개발을 통해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탄생시켰다.

성공비결은 '맛'과 '마케팅'

초코파이의 성공 비결은 먼저 맛에 있다.

원조답게 오리온은 특수한 배합과 제조과정을 거쳐 비스킷, 마시멜로, 초콜릿의 맛이 어우러진 초코파이를 탄생시켰다. 초코파이의 성공 이후 타사에서도 유사한 초코파이를 내놓았지만, 오리온 초코파이의 맛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면서 식감을 살렸다.

맛도 맛이지만, 초코파이의 경쟁력은 '정(情)'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

1974년 초코파이가 출시된 이후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에서 모두 초코파이를 출시하게 된다. 오리온은 롯데제과에 상표등록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헀지만 법원이 초코파이라는 명칭이 빵과자에 마쉬멜로우를 넣고 초콜릿을 바른 과자류를 뜻하는 보통 명칭이라며 기각하게 된다.

이에 오리온은 1989년 '정(情)'이라는 콘셉트를 도입한 뒤, 1995년 초코파이의 정식 명칭을 '초코파이 정(情)'으로 변경한다.

이같은 공감 마케팅으로 오리온 초코파이는 타사 초코파이와의 차별화에 성공하게 되고, 원조 이미지를 굳히게 된다.

공감 마케팅, 세계에서도 통하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공감 마케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했다. 수출하는 각국 정서를 초코파이를 입히면서 현지화에 완벽하게 성공하게 된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현재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60여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누적 매출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좋은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여우(好麗友) 파이'라는 이름으로 현지인에게 인기 있는 품목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인 '인(仁)'을 포장지에 삽입하면서 한국의 '정'과 비슷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10만개의 초코파이를 모두 불 태워 버린 일화도 유명하다.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95년 초코파이가 너무 더운 날씨도 모두 녹아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오리온은 매장에 판매된 10만개의 초코파이를 모두 수거에 불에 태워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중요시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품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베트남에서는 정을 의미하는 'Thin'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에는 1995년 첫 수출을 시작으로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했고 2009년에는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 베트남 내 입지를 키웠다. 오리온은 2016년에는 초코파이로만 베트남에서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러시아에서는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초코파이를 현금과 동일하게 인식할 정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2016년에는 러시아에서 연간 판매량 6억개를 돌파하는 등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즉시 전량 판매되고 있는 인기 품목이다.

이슬람 문화권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에 착안에 마시멜로의 원료에 우피 젤라틴을 사용하고 할랄인증도 받았다. 반면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수출되는 초코파이에 들어가는 젤라틴은 식물성을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의 대표 정서인 정을 앞세운 초코파이가 해외에서도 각국의 문화와 특성에 맞춘 섬세한 현지화 전략이 먹혀들어가면서 글로벌 시장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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