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재난을 시민들의 눈앞에서 치워버리겠다는 의미와 다름없어”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세월호 기억공간 입구에서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왼쪽)이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에게 철거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세월호 기억공간 입구에서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왼쪽)이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에게 철거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김상환 선임기자] 정의당 원내대표 배진교 의원(비례)은 정의당 대표단회의 모두발언에서 서울시가 오늘(26일)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강행할 계획인 것에 대해 “강제 철거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반대했다.

배진교 의원은 “어제도 서울시 공무원들이 내부 사진, 물품 등을 일방적으로 정리하려 시도하다 유족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고 알리며 “유족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것은 세월호 기억공간은 공간적 의미일 뿐 아니라 완전히 규명되지 못한 그 날의 진실을 국가가 앞장서서 파헤쳐 달라는 마지막 절규”라고 규정했다.

이어 “세월호 기억공간의 의미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 사회가 재난사회를 벗어나 안전사회로 나아가자는 시민들의 의지 역시 내포하고 있다”며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팽목항에 가라앉아 있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엄정한 처벌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기억공간을 허물겠다는 것은 국가적인 재난을 시민들의 눈앞에서 치워버리겠다는 의미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족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과 제대로 상의 조차하지 않고 행정 폭거를 자행하는 서울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본 시민들이 스텔라데이지호, 가습기 살균제 등 또 다른 대형 참사들이 제대로 진상규명되고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국가에 걸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배진교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정녕 지난 정부의 과오와 무능, 부패를 씻어내고자 하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이러한 강제 철거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혹 세월호 참사의 기억과 진실, 연대를 은근슬쩍 끊어내고자 마음먹은 것이라면 오세훈 시장의 말로 역시 지난 정부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서울시가 일방적인 철거를 즉각 중단될 것을 강력 촉구하는 바이며, 세월호 기억공간이 존치되기를, 그날의 진실이 규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앞두고 지난 5일 유족 측에 26일까지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통보하고, 전날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으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등 유족측은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서울시가 거부해 현장에서 농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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