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정체된 재개발 사업, 이제야 성공이 가시화 되면서 낙후된 환경의 5,700여 주민이 희망 가져
지난 19일 절차대로 힘겹게 확정된 ‘정비계획 변경고시’에도 인천산선 교회부지 존치요구 일방적 보도에 ‘억울하다’ 입장표명

화수화평구역 재개발사업 전기원 조합장이 간담회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조황재 기자] 인천시 동구 화수화평 재개발 사업은 2009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10월 조합 설립인가를 취득했음에도 2018년까지 뉴스테이, 지역주택조합, 시공사 선정 등이 줄줄이 무산되며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었으며, 정체되던 사업은 2019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며 추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 7월 정비구역 변경고시가 결정되며 재개발사업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완성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은 “최근 10여 년간 정체된 사업을 절차대로 진행해 이제야 희망을 품게 됐는데,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 이하 인천산선)의 존치요구에 ‘죄인취급’을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인천산선 현 건물은 1976년 지어졌으며 1978년 동일방직 분뇨 투척사건 당시 여성노동자들이 피신하는 등 민주화 운동의 일익을 담당했다. ‘교회건물 존치’를 요구하며 인천산선 총무 출신인 김정택 목사가 6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단식을 하고 ‘인천산선 존치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동조단식을 이어가자 화수화평 재개발 사업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보도에서 화수화평 구역의 노후되고 위험한 주거환경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기사에 누리꾼들은 "인천산선과 관련해 노회찬 의원의 부인, 여성운동가 김지선 선생님의 이야기도 빼놓으면 안됩니다", "1,000여 명 조합원도 달동네 서민들이다. 무슨 힘센 사람들이냐", "그래서 얼마"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재개발사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담긴 교회건물’이라며 ‘존치’를 요구하는 인천산선과 십여 년간 재개발을 학수고대하던 주민들 사이에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화수화평구역 재개발사업 전기원 조합장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십여 년간 정체된 사업을 절차대로 성실히 수행 했을 뿐인데 언론에서 죄인취급을 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전 조합장은 “노후 된 주택과 빈집이 많아 열악하고 위험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재개발 사업이 10여 년간 지체되는 동안 2천여 명의 조합원, 가족까지 5천 7백 명의 주민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왔다”며 “이제 재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꿈꾸고 있는데 교회부지 존치요구에 주민들은 다시 애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인천산선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하는 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교회를 이전하지 않으면 사업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교통과 주변여건이 우수한 곳으로 대토부지를 선정하고 도시계획위원회 권고대로 인천산선의 역사적 가치를 기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수화평 재개발사업 조합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인천시의 중재자 역할은 조합에서도 분명히 반기고 있다”며 “하지만 정비계획변경 확정고시 까지 이루어진 상황에서 주민과 교회의 갈등을 부추기며 교회 측 입장만 대변하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인천시는 7월 19일 정비계획변경 고시에 앞서 ‘화수화평 재개발조합’과 ‘인천산선’의 갈등에 대해 “원만한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것” 이라며 해당 사업지에 대해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된 지역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9년 9월 최초 정비구역 지정 내용과 같이 교회를 이전하고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에 지하 3층, 지상 최고 29층 규모의 공동주택 3,183세대를 지을 계획’은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개최 결과 재개발 사업은 관계 법률에 근거해 추진된 것이고, 2,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동의하고 있으며, 사업의 정체로 빈집이 증가되고 있어 이로 인한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가 심각해 빠른 사업추진을 갈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교회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나 시설 또는 표지석 설치 등을 주민들에게 권고하는 내용으로 의결했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조택상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민주화나 노동운동의 가치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은 깊이 공감하나, 문화유산 보존가치만큼이나 오랫동안 원도심 재생 희망을 가졌던 지역주민들의 염원도 중요한 가치인 만큼, 앞으로 시는 주민과 교회의 원만한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시계획위원회 권고내용처럼 조합과 교회에서 별도의 공간 마련이나 표지석 설치 등을 통해 조정을 원만히 하는 것이 관건이고,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주민과 교회 측의 협의를 중재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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