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디즈니와 계약 성공 시 장기적 가입자수 확보 유리할 전망
업계 "해외 OTT에 유리한 수익배분 제시…국내시장에 악영향"

LG유플러스가 해외 OTT ‘디즈니플러스’와 계약 체결을 눈앞에 뒀다.
LG유플러스가 해외 OTT ‘디즈니플러스’와 계약 체결을 눈앞에 뒀다.

LG유플러스가 해외 OTT ‘디즈니플러스’와 계약 체결을 눈앞에 뒀다.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와 계약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IPTV 가입자 증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에서는 과거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간 계약을 예로 들며 해외 OTT에만 유리한 수익배분조건이 이뤄지면 국내 OTT 기업 등에 악영향이 끼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국내 진출을 추진 중인 LG유플러스와 제휴 협상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도 지난 6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디즈니와는 양사가 긍정적으로 협상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도 최근 KT의 올레 TV·OTT ‘시즌’에서 디즈니 콘텐츠 VOD 서비스를 종료했다. KT를 포함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모두 같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디즈니가 IPTV 대신 자체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기에 앞서 제휴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디즈니플러스 버튼을 탑재한 LG헬로비전 리모컨이 유출되면서 LG헬로비전과 모회사 LG유플러스를 통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와 디즈니 간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LG유플러스가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넷플릭스가 9, LG유플러스 1이라는 영업이익 배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비슷한 계약이 LG유플러스와 디즈니 간 계약에서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제공

통신업계에서는 해외 OTT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계약이 체결될 경우 국내 OTT 플랫폼이나 IPTV 업체들이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통신 업계 순위 반등을 위해 해외 공룡 기업을 등에 업고 있다”며 “해외기업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제시한다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어낼 수 있겠지만 국내 콘텐츠 제공사에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자체적인 OTT플랫폼이나 음원 플랫폼을 갖추지 못해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이후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한 KT도 앞선 계약 때문에 해외업체에 유리한 계약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해외업체에 불리한 계약 제시사례는 앞으로 타 업체와의 계약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업계의 우려에 LG유플러스는 해외 OTT와의 제휴는 비즈니스의 측면이며, 정당한 조건이 아니면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왈가왈부를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면서도 “업체와 업체간 계약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라면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 사용료까지 포함된 수익 배분 조건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사가 서로 동의한 계약이 성사되고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국내 통신사 독점 제휴를 체결하고1요금제 연계 서비스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국내 통신사 독점 제휴를 체결하고1요금제 연계 서비스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계약이 진행 중인 디즈니플러스 외에도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 강자인 ‘스포티파이(Spotify)와도 제휴를 맺고 요금제 연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자사 5G·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일정기간 동안 ‘프리미엄 개인’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하는 월 요금제가 8만 5000원(VAT포함) 이상일 경우 6개월 동안, 미만일 경우에는 3개월 동안 서비스를 무료로 쓸 수 있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세계적인 인기에 비해 국내 시장에서 고전 중이기에 효과를 얼마만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듯 LG유플러스는 해외 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독점계약을 얻어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수익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사 서비스의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통해 IPTV 가입자를 약 20% 늘리면서 재미를 봤다. 게다가 멤버십 약정을 통해 LG유플러스 서비스 결합을 통한 가입자 이탈마저 방지할 수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글로벌 기업들과 차례대로 제휴를 맺으며 시장의 존재감을 확보해왔다. 애플뮤직,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도 반대로 국내 플랫폼에는 유리한 조건을 내밀지 못한다면 업체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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