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샤오미, 2Q 유럽시장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 갤럭시A·폴더블폰으로 반전 노릴 듯
현안 챙기기 바쁜 이재용, 현장경영 여부 주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등 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등 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유럽시장서 중국의 샤오미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경쟁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1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2분기 유럽 지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선두에 올랐다.

유럽을 지역별로 나눠 점유율 순위를 따져보면 서유럽에서 점유율 순위는 애플·삼성전자·샤오미 순이며 동유럽과 러시아는 샤오미·삼성전자·애플 순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가 2017년 11월 유럽에 처음 진출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에서 샤오미에 1위를 내줬지만 코로나19로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며 "여전히 삼성이 많은 유럽 국가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나라로는 폴란드(42%)를 비롯해 이탈리아·그리스·네덜란드·노르웨이·포르투갈 등이 있다.

애플은 영국(44%)을 비롯해 오스트리아·프랑스·독일·헝가리·스웨덴·스위스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샤오미는 스페인(40%)과 벨기에, 덴마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얀 스트라이약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공급 문제를 해결하며 다시 선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가 전 지역에 걸쳐 좋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고 폴더블폰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게다가 샤오미는 유럽 뿐만 아니라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17%의 점유율을 확보해 애플(14%)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1위인 삼성전자의 19%에 근접했다.

샤오미가 창사 이래 분기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앞으로 3년 안에 스마트폰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공개 선언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샤오미의 급성장은 기존 강자였던 중국의 화웨이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웨이는 미국이 안보 위기를 이유로 제재로 가하며 제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샤오미는 이를 틈타 유럽 내 최대 시장인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올렸다.

샤오미에게 유럽시장 선두를 빼앗겼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인도와 러시아에 이어서 텃밭으로 알려진 유럽에서도 점유율 1위를 내줬기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 5G
삼성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 5G

이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접이식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를 공개했다. 이미 올해 하반기에 ‘폴더블폰 대세화’를 선언했던 만큼 이번 제품은 전작보다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가격도 낮췄다.

동시에 다음달에는 50만원대의 5G 스마트폰 ‘갤럭시A52s’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맞붙어야 하는 부분이기에 경쟁은 더욱 격화된다.

만약 갤럭시Z 시리즈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한다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가 흔들린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시장에서도 애플에 밀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2'가 출시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며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은 기대를 걸었던 ‘갤럭시S21’이 국내에서는 많이 팔렸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상황 속에 스마트폰 사업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과 함께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사업점검이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 출소 후 광복절 연휴 내내 반도체와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핵심사업의 경영 현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 복귀를 추진하면서 미뤄졌던 M&A나 투자 결정권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지켜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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