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저 효과, 라면 3사 실적 뒷걸음질
가격인상 효과는 4분기, 내년께 반영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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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의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라면값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농심은 3분기 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 넘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3분기 517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어들 전망이다. 삼양식품도 같은 기간 187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한 수치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주요 곡물 가격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코로나19로 사재기 덕을 봤던 지난해의 역기저 효과가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저 효과와 원가 상승 부담으로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 특수도 라면업계는 비껴간 모습이다. 건강기능식품과 가정간편식(HMR) 특수로 호조를 보인 타식품업계와 대조적이다.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풀무원 등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3분기에도 지속되고 있고, 추석 명절 매출이 실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면업계의 하반기 기대감은 높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라면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압박 속에서 올해 앞다퉈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실적 개선 여부는 4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면 가격 인상은 4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하향하되, 내년도의 매출 및 이익 추정치를 전반적으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국민지원금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지난해 재난지원금으로 수혜를 입은 곳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판매채널이다.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집밥족이 늘면서 라면과 HMR 등 매출이 껑충 뛰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인 동네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은 매출 상승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되는 품목과 업종이 있어 라면 등 생필품 등에 소비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업계가 국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면서도 "라면값 인상으로 하반기부터는 숨통이 트이고,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내심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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