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8년 만에 전기요금 인상

증권가 "연료비 인상요인 남아있어"

한국전력이 8년 만에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한국전력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 23일 4분기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3원)보다는 3원 오른 것이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월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료는 매달 최대 1050원 오른다.

이번 전기료 인상은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개편안 이후 첫 번째 요금인상은 주가나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4분기 요금인상에도 여전히 아직 반영하지 못한 10.8원/kWh의 연료비 인상요인이 남아있고, 최근까지 석탄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라 4분기에도 추가 연료비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한국전력의 실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몇 차례의 더 요금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은 kWh당 분기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의 제한이 있어 빠른 실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요금인상과 더불어 석탄·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하락이 동시에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원가연계형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지난 3분기까지 동결 사유와 향후 전망에 대해 발표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특별한 추가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1분기 때 발생한 -10원/kWh 인하 명분이 1~3 분기 요금을 내려 모두 소멸된 상황에서 국제 에너지(유가, 아시아 LNG, 유연탄) 가격의 급등이 겹치며 기준연료비 재조정이 필요해 사측에서는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내년 대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급격한 요금 인상은 어렵겠지만 제도 개편의 취지를 고려하면 변화를 주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 연구원은 "이번 발표는 한국전력의 기존 4분기 요금 추정과 동일하기 때문에 전력판매단가로 인한 연간 영업이익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요금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전력은 연초이래 급등한 에너지가격도 연말까지 박스권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해 실적과 주가 모두 올해 하반기가 바닥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력요금 인상은 8년만의 전력요금 인상이며, 연료비 연동제 시행 이후 첫 인상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그러나 이전 2번의 유보로 제도의 신뢰성이 깨어진 상태에서 한 번의 인상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익 가시성에 대한 신뢰성을 일정 부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5.0원/kWh)에 이르기까지 내년 1분기와 2분기 두 번의 인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서의 공급 차질과 중국 수요 증가로 석탄 가격은 최근 3달 동안 2배 가까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석탄 발전 비중이 41%인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에도 한국전략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향후 주가 반등의 트리거는 원자력 관련 이벤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내년 원자력 이용률 반등 여부가 중요하다"며 "전력산업기금을 통한 탈원전 정책 피해 보상 여부에도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지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제공=연합뉴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지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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