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이다. '가치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의 ESG경영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업계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부터 협력사를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는 ESG경영을 선도하는 국내 유통기업의 주목할 만한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CJ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CJ그룹 사옥

'1사 1산 가꾸기' 환경의식, ESG 경영으로 이어져
ESG채권, 친환경 전기차·소재·사업 등 E·S중심 전개

CJ그룹이 주요 계열사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계열사별로는 ESG 채권 발행, 전기차 투입, 친환경 소재 활용 등 E와 S에 중점을 두고 ESG경영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CJ그룹은 지주사인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주요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CJ주식회사는 지난 5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ESG위원회는 ESG 전략과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그룹 ESG 정책 전반을 심의하고 자문할 ESG 자문위원회 구성도 완료했다.

주요 계열사들도 ESG위원회 도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이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이어 CJ대한통운과 CJ ENM도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 신설을 의결했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ESG위원회 도입을 추진중이다.

CJ그룹의 ESG 경영은 올해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CJ그룹의 전신인 제일제당 임직원 수십명이 1990년 관악산에 올라 나무를 심고 하산할때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1사 1산 가꾸기' 캠페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일제당은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1사 1산 캠페인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기업 이념은 CJ그룹의 핵심 이념으로 발전했고, 친환경소재 사업, 물류·배송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성과가 나지 않겠지만, 기업의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이 언젠가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와 공생…ESG 채권 발행

CJ제일제당은 그룹 최초로 ESG채권을 발행한다. CJ제일제당은 3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중 일부인 600억원을 ESG채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주로 금융권에서 발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회적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중소 협력사 대상 금융지원(동반성장펀드)와 중소 협력사 대상 금융지원(대금 지급 주기 단축) 등에 사용할 게획이다. 동반성장펀드에 160억원, 중소 협력 대상 금융지원에 440억원을 배정했다.

CJ제일제당은 '공정거래표준협약'을 체결한 중소협력사에게 예외지급조건으로 '월 3회(10일, 20일, 말일) 마감', '증빙일로부터 10일 내 대금 지급 방식' 등을 적용해 지급 주기를 단축할 계획이다.

화물·택배차에 전기차 도입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화물차를 도입한다. CJ프레시웨이는 수원물류센터에 1.5톤 저온 배송 전기화물차 도입을 시작으로 연내 30대 이상 전기차를 도입할 방침이다.

전기차 도입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ESG 경영의 일환이다. CJ프레시웨이는 전기차 도입으로 탄소 절감은 물론 운용 비용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택배업계 최초로 배송 현장에 1톤 전기 화물차를 투입하고 전기 화물차를 충전하는 EV 충전소도 설치했다.

강원도 동해, 경남 창원,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등에 총 13대의 전기 택배차를 현장에 투입했으며, 연말까지 15대를 추가해 올해 총 28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장에 투입된 4대와 제주도에 도입한 2대를 포함, 올해 총 34대의 전기 택배차를 운용하게 될 전망이다.

친환경 소재 활용부터 사업까지 진출

CJ그룹 계열사 모두 일찌감치 친환경정책을 도입, 운영 중이다.

먼저 그룹내 맏형격인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지속가능한 패키징 정책을 수립해 경영을 전개해오고 있다.

친환경 포장 설계(Redesign), 재생 가능한 소재 사용(Recycle), 자연 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Recover) 등 3R 패키징 정책으로 2019년 기준 한 해에만 약 551톤의 플라스틱 원료를 줄였다.

특히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어 ‘썩는 플라스틱’ 생산에 착수했다. CJ제일제당은 모든 환경에서 생분해되는 유일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PHA'를 생산해 세계 최초로 ‘행복한콩 두부’ 묶음제품에 실제로 적용했다. 또 PHA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공신력 있는 친환경 인증인 ‘TUV 생분해 인증’을 취득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엔 대두 생산을 위해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아마존 삼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림파괴 중단(Deforestation-free)’을 선언했다. 이번 '삼림파괴 중단' 선언으로 CJ제일제당의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생산기업 CJ셀렉타(CJ Selecta)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대두 약 40만톤을 아마존 삼림지역이 아닌 곳에서 구매할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는 화성시청과 손잡고 배송 등에 사용되는 아이스팩 3만여개를 전량 재사용품으로 전환한다.

CJ프레시웨이는 화성시와 환경공단으로부터 재사용 아이스팩을 공급받아 기존에 사용하던 연간 3만여개의 아이스팩을 전량 대체해 사용한다. 재사용 아이스팩은 시민이 배출한 아이스팩을 수거하여 분리, 선별 한 후 위생적으로 세척·소독해 사용하게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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