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서초사옥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8월 12일 단체협약을 체결한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협약 교섭 테이블에서 다시 만난다. 노조는 앞선 만남을 임금교섭 상견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12일 만남이 상견례라는 입장이다.

노사는 12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2021년도 임금교섭을 위한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했지만, 교섭위원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약 1시간 20분 만에 마무리됐다.

노조 측은 회사의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준비한 임금교섭 요구안도 회사에 전달하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상견례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상견례를 다시 열고 정식으로 교섭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와 긴밀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섭에는 지난번 단체협약 교섭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최완우 부사장이 사측을 대표해 교섭위원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노조와 진행하는 임금교섭에서 상호 간 신뢰를 쌓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조치를 한다는 계획이다.

노사가 이번에 본격적인 임금교섭에도 나섰지만 초반부터 신경전을 보임에 따라 향후 교섭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조합원 수 4500여명 규모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현재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회사를 상대로 2021년도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12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열린 단체협약 체결식에서 김현석 대표이사(오른쪽)와 김만재 대표교섭위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12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열린 단체협약 체결식에서 김현석 대표이사(오른쪽)와 김만재 대표교섭위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 공동교섭단의 요구안에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 및 코로나19 격려금(1인당 약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노조는 이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해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3월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이번에 노조와 다시 임금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임금 인상 폭과 타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교섭에 대비해 협상안을 만들고 있지만 기존 노사협의회 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2018년 첫 노조 설립 이후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타결된 적은 없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