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열흘 천하’ 대출 번호표…친구추천 새치기 논쟁

토스페이먼츠, 담당자 실수로 금감원 ‘경영유의’ 조치

지난 5일 문을 연 토스뱅크가 14일, 대출 서비스 시작 열흘 만에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줄을 서며 기다린 100만명 이상의 고객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 앞서 지난 8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관계사 토스페이먼츠는 담당자의 실수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는 등 신뢰와 안정성이 생명인 금융업자로서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금융이 무엇인지 고객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여 기존 회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토스 운영사 비바비퍼블리카가 금융업을 시작당시 내세웠던 슬로건의 빛이 바래며 은행 서비스 시작 열흘만에 고객들로부터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14일 토스뱅크 측에 따르면 지난 5일 서비스 시작과 함께 진행된 대출 서비스가 정확히 열흘만에 종료됐다. 서비스 시작 당시 신고한 대출 한도 5000억원이 모두 소진된 결과다.

14일 현재, 토스뱅크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사전 신청에 나선 약 170만 고객 중 대출 한도를 감안해 속도 조절 차원에서 이어오던 순차 서비스 오픈도 55만 고객 계좌개설 이후 이날 오후를 기해 모두 해제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미 대출한도는 모두 소진돼 타행에서 막힌 대출 대신 희망을 찾아 토스뱅크 문을 두드린 예비 고객들은 쓸쓸히 발을 돌리게 됐다.

토스뱅크 조기 대출 중단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게 안팎의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사한 비교사례라 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상황과 최근 대출 규제 분위기를 모두 감안할 때 토스가 내세운 보유 한도 5000억 원은 너무나 작은 물량이었다”며, “24시간 돌아가는 인터넷전문은행임을 감안할 때 순차 서비스 오픈이라는 고육지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추가 한도 부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타 은행과의 형평성과 최근 급증하는 가계대출 증가를 고려한 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불가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해답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가 이후 6개월 이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했기에 서비스 개시를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어차피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우선 대출도 고민했으나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간 형평성 문제로 이마저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당초 토스뱅크가 연말까지 목표로 세운 전체 대출 대비 중저신용자 대상 비율은 34.9% 였다. 대출 중단 시점 현재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약 25%에 그쳤다는게 관계자 설명이다.

한편 순차 오픈으로 성난 고객들의 화를 돋운 ‘친구추천시 새치기 가능’ 논란에 대해서는 “당초 게이밍(Gaming)을 도입해 재미있는 프로모션을 기획한 것이 기록적인 대기고객 발생과 함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고객의 정서를 살피지 못한 기획상 실수에 대해 유감을 나타했다.

14일 오후 갑자기 해제된 순차대출 정책으로 당일 계좌개설만 했다는 한 고객은, “당초 신고된 목표치가 있다고 해서 그 숫자에 얽매이는 것은 사업자와 고객 모두에게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전년 실적이 없어 대출 증가율 비교치가 없는 토스뱅크의 경우 늘어난 수신액 만큼 리스크 한도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이어가는 방법도 고민할 수 없는 것이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같은 날 관계사인 토스페이먼츠가 지난 8일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1건, 개선 1건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악재가 겹쳤다.

토스페이먼츠가 하위 사업자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전산으로 통합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리스크를 막기 위한 경영유의, 업무보고서 제출 관련 내부통제 미흡에 관한 개선요구 조치다.

내부통제 관련 사항의 발단은 앞선 8월 3일 토스페이먼츠가 부가통신업자 등록 후 업무보고서 담당자의 작성 요령 미숙지 및 자료검증절차 미흡 등으로 인해 작년 3분기말부터 올해 1분기 말 기준 업무 보고서 제출시 오류 데이터를 입력하면서 발생했다.

토스 관계자는 “담당자의 실수에 의한 건으로 차제에 시스템 정립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토스는 일명 슈퍼앱 전략을 통해 기존에 가진 강력한 송금 경쟁력으로 모인 고객을 은행, 증권, 보험 등까지 확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시스템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땐 강력한 시너지가 될 수 있지만 모두 연결된 상황에서 한 곳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음도 동시에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1금융권을 사업자들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 타 업권보다 엄격히 요구되는 이유가 있다”며, “핀테크가 가진 본연의 장점은 유지하되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는 정책적 무게중심 이동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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