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 선방
위드 코로나에 소상공인 매출 회복세
요소수 품귀현상에 불안감은 잔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소비진착 행사도 개최되면서 유통업계의 얼굴이 활짝 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소비진착 행사도 개최되면서 유통업계의 얼굴이 활짝 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고 소비진착 행사도 개최되면서 유통업계의 얼굴이 활짝 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최된 11월 블랙프라이데이·코리아세일페스타와 함께 중국 광군제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이 대폭 늘었다.

먼저 11번가는 올해 '십일절' 행사의 하루 거래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흥행했다. 1일부터 11일까지 이어진 전체 행사 누적 거래액도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10억원 이상 팔린 상품 수만 74개에 달했다. 비대면 선물이 인기를 끌면서 '선물하기' 결제 금액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구매 고객도 4.5배 늘었다.

고가의 제품군에서 인기가 많았다. 컴퓨터와 모니터의 객단가 신장률이 56%로 가장 컸다. 지난해 행사 때 100만원짜리 컴퓨터를 구매했다면 올해는 156만원짜리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의미다. 이밖에 계절가전(26%)과 음향기기(21%), 영상가전(20%) 등도 객단가가 크게 올랐다.

G마켓과 옥션, G9는 1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빅스마일데이' 행사에서 총 2543만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하루평균 212만개, 시간당 8만 8000개씩 판매한 셈이다. 행사 기간 이들 사이트의 일평균 방문자 수는 평소보다 12% 늘었고, 평균 주문 건수도 42% 급증했다.

특히 아이폰이나 로봇청소기, 김치냉장고 등 고가의 디지털·가전 제품이 잘 팔렸고 외출이 늘어나면서 화장품과 의류도 인기를 끌었다.

11번가 십일절 행사
11번가 십일절 행사

이커머스 업계 못지않게 오프라인 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서 백화점 업계도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이른바 '보복 소비'가 나타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백화점 매장을 찾는 손님이 늘어났고 매출이 늘면서 유통업계는 연말까지 소비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매출 신장률이 평균 12%로 집계된 가운데 지역 백화점 매출도 증가했다.

특히 사적 모임 제한과 각종 행사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화장품과 핸드백, 의류 등 패션 상품군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의 매출이 회복세를 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15일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11.1~7)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주간보다 10.4%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주간보다도 4.4% 증가한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분석하는 소상공인 사업장은 7월 기준으로 약 85만곳이다.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지난달 18~24일 주간만 해도 2년 전 동기 대비 0.9% 증가에 그쳤지만 위드 코로나가 확정된 10월 마지막 주(10.25~31) 증가율이 4.1%로 급등한 데 이어 이달 첫 주 4.4%로 더 상승했다.

그러나 외식업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회복하지 못했다. 또 서비스업 중에서도 숙박·여행 서비스업(-7.1%)과 운수 서비스업(-8.9%)은 이달 첫 주 평균 매출이 2년 전보다 여전히 적었다.

후 천기단 화현 세트. LG생활건강 제공
후 천기단 화현 세트. LG생활건강 제공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출 진작이 이뤄졌다.

중국의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올해 '11·11 쇼핑 축제'(雙11·쌍십일)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의 패션·화장품 기업들이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좋은 실적을 거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알리바바와 틱톡 중심으로 진행한 쌍십일 행사에서 후와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증가한 3700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매출은 '후' 브랜드에서 나왔다. 후는 알리바바와 틱톡에서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329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후는 알리바바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브랜드의 고가 라인인 자음생 제품 매출이 83% 증가했다. 특히 자음생 에센스는 지난해보다 325% 매출이 늘었다.

라네즈 브랜드는 38% 매출이 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네오쿠션이 11만개 팔렸고 스킨베일베이스는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인 티몰의 메이크업 베이스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유통업계의 매출 확대는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대규모 집객 행사를 자제해왔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물류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물류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선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한 택배 배송 등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류대란이 이뤄지면 제품의 배송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와 택배업계는 소형택배차 배송의 경우 당장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일반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택배 현장에서는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택배 차량은 대부분 소형이어서 일단 요소수를 보충하면 한두 달 정도 운행이 가능한데다 요소수가 필요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의무화되기 이전인 2015년 등록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자체 차량을 확보한 유통업체는 사정이 좀 더 나은 편이다. 배송 차량을 100% 자체 운영하는 쿠팡의 경우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요소수를 확보하고 있다.

마켓컬리도 수도권 지역을 운행하는 샛별 배송 기사들에게는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요소수를 지급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 배송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위탁계약 배송업체 차량이나 택배회사에 위탁하고 있는 지방배송 차량까지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위탁배송 차량은 앞으로 2∼3주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더는 운행이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채소 유통 등과 관련해선 요소수 품귀에 따른 간접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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