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정기인사 앞둬
유통 실적 하락에 강희태·황범석 교체 유력
부진 속 롯데마트·롯데백화점 희망퇴직까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이 올해 연말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달 빠른 오는 24일 전후로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의 중심 축인 유통 부문의 실적이 하락 중인 가운데 강희태 유통BU장, 황범석 부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오는 24일, 늦어도 내달 초에는 2022년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에서 새 임원진을 확정한 뒤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정기인사도 11월에 진행했다.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정기인사를 앞당겼는데 올해에도 같은 양상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사업은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크게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여기서 실적이 저조한 유통 부문에서 변화의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1조 789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983억 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6%, 40.3% 감소했다.

경쟁사인 신세계가 올해 1~3분기에 영업이익 3222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대비된다.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부인 롯데백화점마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6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5%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210억원이 발생했다. 이에 백화점은 지난 10월 창사 이래로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점포 전략으로 전국 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근무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다. 롯데백화점 사업부는 현재 황범석 부사장이 맡고 있다.

롯데마트도 올해에만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감축에 나섰다. 롯데 유통사들이 이처럼 잇따라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데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차원이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롯데쇼핑 제공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롯데쇼핑 제공

그러나 강희태 부회장이 유통BU장으로 승진하면서 내세웠던 온라인 유통채널 강화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은 회복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전체의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롯데온이 성과를 못 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외부 전문가인 나영호 e커머스 사업부장(부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해왔다. 이커머스 채널이 제대로 성장한다면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오프라인 매출 신장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롯데온은 올 상반기 6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170억원이나 늘어났다. 매출액 역시 560억원으로 같은 기간 29.2% 감소했다.

야심차게 롯데온이 추진됐으나 상반기에 이미 부진하며 롯데마트, 롯데백화점까지 피해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강희태 부회장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변화를 주문한 것도 영향을 끼친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 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혁신과 쇄신을 요청했다.

VCM 이후 롯데지주는 최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상무급 팀장을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헬스케어팀은 삼성전자에서 헬스 서비스를 담당했던 우웅조 상무, 바이오팀은 미국 제약사 BMS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근무한 이원직 상무가 팀장을 맡았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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