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각사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수제맥주를 선보이며 수익성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대. 연합뉴스
편의점 업계가 각사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수제맥주를 선보이며 수익성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대. 연합뉴스

편의점 업계가 각사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수제맥주를 선보이며 수익성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제맥주 등의 인기에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마저 떨어질 정도다.

편의점 업체마다 내세우는 ‘단독판매 수제맥주’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과거 3년 전만 하더라도 ‘4캔에 1만원’ 행사로 수입 맥주가 대세를 이뤘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노재팬)으로 인한 일본 수입 맥주 시장의 침체, 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시장 성장 등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인기 속에 편의점 업체별 수제맥주의 종류도 다양하다.

먼저 CU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수제 맥주는 27종이나 된다. 지난해 4월 출시돼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곰표 밀맥주가 대표작이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이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가 대량 생산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전체 맥주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한 효자상품이다. 아직도 하루 평균 17만개가 팔린다.

CU는 이후 말표 흑맥주·백양 맥주·말표 청포도맥주·마릴린먼로 맥주·불닭망고에일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10월 기준 CU의 전체 맥주 매출 가운데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달한다.

GS25의 주력 상품은 ‘랜드마크’ 시리즈다.

GS25는 2018년 광화문을 시작으로 제주백록담·경복궁·성산일출봉·남산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가전브랜드와 협업한 금성 맥주, 아웃도어 브랜드와 손잡은 노르디스크 맥주 등 총 8종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경복궁은 세계맥주 품평회 인터내셔널 비어컵에서 금메달을 수상했고 노르디스크 맥주는 지난 6월 출시된 이후 완판 기록을 세운 데 이어 GS25 수제 맥주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GS25의 500mL 캔맥주 매출 가운데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1%에서 올해 12.4%까지 뛰었다.

GS25의 랜드마크 시리즈 수제맥주
GS25의 랜드마크 시리즈 수제맥주

세븐일레븐은 배달의 민족과 손잡고 내놓은 '캬 맥주·굿 맥주·와 맥주' 3종을 주력으로 삼았다.

캬 맥주는 지난 7월 출시 보름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현재도 세븐일레븐 수제 맥주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껌 브랜드와 협업한 쥬시후레쉬 맥주·스피아민트 맥주, 골뱅이 브랜드와 협업한 유동골뱅이 맥주 등 10종의 수제 맥주를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국산 맥주 매출 가운데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5%에서 올해 15.2%로 늘었다.

수제맥주의 인기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 968만달러에서 2019년 2억 889만달러, 지난해 2억 2686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는 1억 8509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반면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12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맥주 수입은 줄어들고 국내 맥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CU는 이런 수제 맥주 인기에 힘입어 올해 주류수출입업 허가를 취득하고 이르면 내달 몽골과 말레이시아 등에 백양 맥주와 말표 흑맥주 등을 수출할 계획이다.

GS25는 이미 광화문과 경복궁 등의 제품을 맥주 본고장 독일을 포함해 11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제맥주의 인기 속에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마저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담배는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고 세금이 높아 이윤이 높지 않아 담배 판매 비중이 주는 것은 희소식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의 올해 3분기 매출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율이 38.4%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비중은 39.5%다. 타 편의점도 담배의 매출 비중이 준 것으로 전해진다.

편의점 업계는 이윤이 크지 않은 담배 비중을 낮추기 위해 수제맥주와 자체 브랜드 간편식을 내놓고 있다. 수제맥주와 자체 브랜드 간편식은 편의점 업체들이 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 이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한편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급성장에 해당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강력 추진되고 있다.

제주맥주가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세븐브로이맥주는 내년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제주 위트 에일’로 잘 알려진 제주맥주는 창업 6년 만이 지난 5월에 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IPO에 나섰다.

‘곰표 밀맥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븐브로이맥주도 내년 하반기 주식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기업가치는 4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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