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니기 위해 알바하는지 알바 위해 학교 다니는지 ㅠ

임진철 (사단법인 청년365 회원)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없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25~34세 기준)의 대학진학률은 68%로 2008년 이래로 7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등록금에 관련한 정책도 우수한 수준인지 궁금증이 든다. 이 역시 2015년 OEC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 소득 대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학등록금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대학진학률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정책, 복지 등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올해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90개의 4년제 대학 중 178개의 학교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고 밝혔으나, 인하폭이 1%대에 그친 것을 보면 아쉬운 수준이다.

그리하여 2012년,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자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정책”을 내놓았다. 학생들이 흔히 알고 있는 국가장학금(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장학금 지원정책)이 그것이다.

이 정책으로 교육부에서는 2015년 연간 총 등록금 14조원에서 대학 자체 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합친 금액이 7조원이 되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학금은 모든 학생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성적조건을 필요로 한다. 또한 소득산정기준에 있어서도 “소득인정액”이라는 특별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학생들의 실질적인 장학금 수혜금액에는 큰 편차가 발생하여 허울 좋은 정책이라며 학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렇듯 정부가 펼치고 있는 등록금에 대한 정책이 학생과 부모가 체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서 등록금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최저시급은 6,030원이고, 학교수업이 끝나고 오후6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6시간을 일해도 4만원이 채 되지 못한다. 이렇게 4달(한 달 22일기준)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간신히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공계열 학생들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 보다 등록금이 더 비싸기 때문에 더욱 힘에 부친다. 그래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시간을 더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알바몬 조사 연령대별 월 별 알바 수입

이렇게 된다면 학생 본연의 임무인 공부를 하는 시간보다 아르바이트에 쏟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된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인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일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면 학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학자금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르바이트 할 시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빨리 취직해서 대출을 갚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2016년 5월 기준 청년실업률(15세~29세 기준)이 9.7%를 기록하며 2013년 5월 이후로 계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 의하면, 청년(15세~29세)들의 평균 취업준비기간이 13개월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즉, 졸업을 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학자금 대출을 갚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세청은 졸업 후 3년간 학자금대출을 아예 갚지 못하면 장기미상환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기미상환자로 분류 되면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되고 강제징수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높은 실업률로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용불량자로 낙인까지 찍히면, 추후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의 제제조치로 결혼과 출산 등을 기피하는 현재의 사회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생각건데, 학생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돈인 것 같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방학동안 생동성 시험 등 고위험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즉,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따르는 고통과 두려움보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두려움이 더 큰 것이다. 이들에게 더 이상 방학은 학기 중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은 아니다. 한 학기 등록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렇듯 자신을 내던지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정부는 등록금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본 글은 (사)청년365가 아닌 임진철 회원 개인의 입장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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