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무대, 민생투어와 좌클릭으로 대권행보 시동 걸어｣
｢길은 현 대통령과 힘을 합치거나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둘 중 하나｣

게재 순서
① 반기문, 극명하게 엇갈리는 대망론의 선두주자
② 문재인, 친정체제 구축으로 단단해진 노란풍선의 귀환
③ 안철수, 더 이상 내놓을 것 없는 새정치의 좌장
④ 박원순, 청년으로 도전장 내민 협상의 달인
⑤ 김무성, 가뭄의 끝에서 서성이는 이념의 패장
⑥ 손학규, 기지개 켜는 야권 재편의 키맨key man

2017년 대선을 1년 4개월여 남겨둔 현재, 대선 국면을 진두지휘할 여야의 진용이 꾸려지면서 차기 대선후보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돌직구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와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바탕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 6인을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분류, 집중분석을 실시하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8월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1,518명(무선 8, 유선 2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9.8%, 표집오차 95%, 신뢰수준 ±2.5%p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시사전문 돌직구뉴스와 공동으로 8월 17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000명(유선+휴대전화 RDD방식)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3.0%, 표집오차 95%, 신뢰수준 ±3.1%p

추락하는 ‘무대’의 민생투어와 좌클릭 행보

2015년 내내, 그리고 새누리당 8･9전당대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를 휩쓸며 부동의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군림했던 무대(무성 대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그가 4･13총선 공천 파동과 친박계와 비박계가 분당 사태까지 거론될 정도로 격렬하게 대립했던 전당대회 과정을 거치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 직전 비박계 단일후보 주호영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친박계 이정현 대표체제가 들어서면서 가뜩이나 줄어들었던 당내 입지가 아예 쪼그라들고 말았다.

8월 초, 그는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에서 ‘겸허한 경청’이라는 이름의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목포에 위치한 김대중 기념관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밀짚모자에 허름한 체크 남방을 걸친 김 전 대표는 호남을 중심으로 투어를 벌이다가 지난달 22일 중국 방문길에 올랐고, 귀국 후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첫 좌클릭 행보는 자신이 강성 귀족노조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콜트콜텍 노조에 대한 공식 사과였다. 그의 사과는 “콜트악기 노조에 공개 사과하라”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의 강제조정 명령에 따른 것이었지만, 그는 노조의 조끼를 걸치고 배지를 가슴에 다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다음으로, 김 전 대표는 숱한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우 수석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대통령을 구해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염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민심을 읽어내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다름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또한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격차해소 경제교실’에서 “아무리 정직하게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쓰라진 좌절감으로 한국사회가 분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마치 진보 진영 인사처럼 “이제 우리는 엄중한 위기감으로 국가 생존 본능을 일깨워 한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민생투어는 중앙정치와 민생현장 간의 거리를 좁혀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정치권에서는 ‘겸허한 경청’이 아닌 ‘요란한 정치 퍼포먼스’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한 민생투어에 이은 좌클릭 행보 역시 ‘130억 원대 자산가’의 대권행보일 뿐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틈틈이 이어질 그의 민생탐방을 국민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계속되는 그의 좌클릭 행보에서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대통령과 함께하거나 압박하거나

현재 새누리당 내 대권구도의 기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친박계가 반 총장 영입을 전제로 대선구도를 짜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더해 정우택 의원과 나경원 의원까지 대선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야권의 제3지대론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처럼, 여권에서도 당내 비박계 및 야권 비주류 중 일부가 결집하는 제3지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이 비박계 인사들에게 제3지대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제3지대론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김 전 대표의 최 측근 인사인 김성태 의원은 “한국 정치사를 돌이켜 보면 경쟁에서 밀린 세력의 ‘헤쳐모여식’ 정계개편 시도가 많이 있었고, 소위 말하는 ‘새판짜기’나 ‘제3지대론’은 대선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메뉴였다”며 “김무성 대표가 제3지대에 쉽게 참여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타 잠룡들의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향후 두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여권의 대권구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경우의 수는, 친박계의 반기문 총장 영입이 성공해 반 총장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반 총장이 검증의 칼날에 희생당하는 경우다. 이 경우 여권의 대권구도는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고, 어떤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제3지대론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대선을 관리할 이정현 지도부가 어떤 대선 경선 룰을 짜느냐 하는 문제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이미 ‘슈스케(슈퍼스타K)’ 방식의 대선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공언해놓은 상태다. 이는 경쟁을 통해서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흥행도 성공시키겠다는 의도.

하지만 반 총장을 위한 대선 경선 룰에 대한 우려가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정현 지도부가 내놓을 대선 경선 룰이 비주류 측의 우려대로 짜일 경우, 반발하는 여타 주자들 사이에서 제3지대론이 의외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제외하면, 김무성 전 대표가 취할 길은 단 하나,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해가며 친박계와 또 다른 일전을 벌이는 것뿐이다. 그 전투에서 김 전 대표는 어쩌면 차기 대권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다시 힘을 합칠 수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새누리당 부동의 차기 대권 주자에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끝에 민생투어라는 정치 퍼포먼스 및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무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가뭄의 끝에서 서성이는 이념의 패장으로 전락한 김무성, 그는 과연 친박계의 반기문 총장 영입 시도를 무산시키며 다시 여권 유일의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