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의원 사과에도 경찰청장은 내사 착수 여부 검토 밝혀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개회사 발언과 관련,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 경호경찰관의 멱살을 잡으며 폭행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국회의장 비서실을 찾아 직접 사과했다.

한 의원은 “1일 저녁 의장실 부근에서 있었던 옳지 못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호 요원의 멱살을 잡은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립니다”며 거듭 사과했다.

▲ 사과하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과 내사 검토에 들어간 이상원 서울경찰청장 ⓒ뉴시스

그러나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소속 경찰관을 폭행한 것에 대해, 지난 2일 경찰 인권센터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의원을 형사고발하겠다고 했던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은 340여 명의 고발인을 모집,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한편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5일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고발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지만, 고발이 없어도 내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것이며, 다만 한 의원 측이 사과를 했으므로 이러한 부분들을 참고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선교 의원에 대한 고발장이 정식으로 접수되고 경찰의 내사 또는 수사가 개시될 경우, 한선교 의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공무집행방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찰이 ‘갑질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시위를 벌인 퇴직경찰관모임과 민주경우회, 경찰개혁민주시민연대 등 경찰 주변단체 일각에서는 한 의원의 멱살잡이 폭행이 '국회의원에 의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이번 건이 갑질이다 아니다를 제가 말할 수는 없고 원칙대로 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 의원의 멱살잡이 뉴스를 본 김후빈(26, 서울 서대문구)씨는 “손님이 백화점 판매원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 것은 갑질이고, 국회의원이 경찰관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 것은 갑질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경찰 주변단체에 의한 고발이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 한 의원이 '공무집행방해 혐의' 및 '갑질 논란'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국회선진화법 발의 이후 최초의 폭력 당사자’인 한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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