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대응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유언비어 차단만 산경 써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먹통’ 홈페이지로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던 국민안전처가 뒤늦게 정부통합전산센터의 도움을 받아 홈페이지 처리용량을 80배로 증설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늑장 대처’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는 페이스북 게시물부터 올려 “사과는커녕 유언비어 차단에만 신경 쓴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국민안전처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안전처는 13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위 갈무리 화면과 같은 게시물을 올렸다. 지진과 관련해 SNS 등에 떠도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는 당부다.

게시물에는 “지난 7월 부산 및 울산 지역에 발생한 의문의 가스냄새가 지진의 전조라는 말이 유포되고 있다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에 불안해하지 말고 국민안전처에서 전하는 정확한 정보와 지진 대비 행동요령 등을 확인해주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이밖에도 안전처는 "지진에는 전조현상이 없다", "지진 관련 유언비어가 국민 불안 조장", "지진 많이 나는 일본도 지진 예측 못해" 등의 내용을 담은 기상청의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규모 5.1의 첫 지진이 발생한 이후 8분이나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국민안전처, 그마저도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발송조차 하지 못한 국민안전처다. 우왕좌왕하던 국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전처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했지만,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무려 3시간 가까이 접속이 불가능했다. 국민안전처가 아니라 국민불안처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늑장 대응에 대한 사과가 없기는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떠한 사과도 없이 다음과 같은 추석 인사만 했을 뿐이다.

“정부를 믿고 풍성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런 대통령과 국민안전처의 무성의하고 상식에 어긋난 대응에 대해, 평택 세교동에 거주하는 안환지(54)씨는 “정부를 어떻게 믿나... 국민안전처? 거기 처장이 누군진 몰라도 잘라야 돼. 국민안전처가 뭐야, 세월호 사고 난 뒤에 만들어진 거잖아. 국민이 두려우면 최소한의 예의는 차려야지...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부터 하는 게 바른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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