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차 TV토론에서 힐러리와 트럼프가 다시 격돌했다. 2차 TV토론은 9일 오후 9시(현지시간)부터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90분간 사회자는 물론 일반 방청객들까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사회는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 마사 래대츠 기자가 공동으로 맡았다.

두 후보의 악수도 없이 TV토론이 시작되었다. 트럼프 발언 중간에 앤더스 쿠퍼는 트럼프의 2005년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관한 질문으로 토론의 물꼬는 초반부터 작정이라도 했다는 듯이 성추문 성토장으로 변질 되었다. 트럼프는 “나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며 제가 자랑스러워하는 일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는 그 비디오(녹음파일)가 지금의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들은 사람들에게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 왔다. 여성들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며 "트럼프가 그동안 대상을 가리지 않고 던진 막말에 대해 절대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다. 나는 여성들을 존중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과거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것을 언급하며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성을 모욕한 최고의 학대자”이고 힐러리 클린턴의 강간범 변호사건의 피해자가 자리에 와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또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만약 내가 이기면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를 지명하도록 해서 당신을 정밀히 조사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기질을 가진 누군가가 우리나라의 법을 책임지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고 받아치자 트럼프는 “그럴 경우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되받아쳤다.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개인 이메일 쓴 것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하며 “기밀 누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상대 후보에 대해 긍정적인 것을 하나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힐러리는 트럼프의 자녀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트럼프의 아이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능력있으며 헌신적"라고 말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트럼프가 말한 모든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는 그의 자녀들에 대한 힐러리의 말해 대해 "좋은 칭찬이다"며 화답했다.

트럼프는 힐리러에 대해 "그녀는 중도에서 그만두지 않으며 포기하는 법이 없다"며 "그녀는 파이터"라고 말했다. 토론은 종료됐고, 힐러리와 트럼프는 악수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