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끊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컵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컵스는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07년과 1908년 연속 우승 뒤 3번째 우승을 추가했다. 

한 세기를 넘어 무려 108년 만의 우승이다. 컵스는 71년이나 자신들을 괴롭혔던 '염소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4차전까지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컵스는 이날 7차전까지 내리 3연승을 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승3패에서 역전 우승을 거둔 역대 4번째 팀이 됐다.

경기 내용은 더욱 극적이었다. 컵스는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호투로 5회까지 5-1로 앞서며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어 승기를 완전히 가져오기 위해 5차전 선발로 나왔던 존 레스터를 투입했다.

레스터는 5회말 폭투로 2점을 헌납하긴 했지만 8회 투아웃까지 6-3 리드를 지켜냈다. 8회 2사 후 레스터가 내야안타를 허용하자 컵스는 철벽 마무리 아롤디스 챔프먼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챔프먼은 브랜든 가이어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8년 만에 우승을 목전에 뒀던 컵스는 통한의 동점을 내주며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컵스의 편이었다. 연장 10회초 1사 1, 2루에서 조브리스트가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다시 앞서 나갔다. 이어 몬테로의 추가 적시타로 8-6까지 달아나며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결국 컵스는 10회말 클리블랜드의 반격을 1점으로 막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컵스는 지난 1945년 '염소의 저주'에 걸린 뒤 이번 시즌 전까지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 조차 밟지 못했다. 

당시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리글리 필드에 샘 지아니스라는 관중이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데리고 왔다가 입장을 거부당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쫓겨나며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후 컵스는 월드시리즈 무대 조차 밟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 이후 100년 넘게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반면 68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클리블랜드는 눈 앞에 왔던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3승1패 뒤 5~7차전을 내리 내주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컵스와 마찬가지로 '와후 추장의 저주'에 묶여 있던 클리블랜드는 저주를 풀려면 적어도 1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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