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무리의 힘을 이용하는 조직이 권력을 잡을 것

<사진=뉴시스>'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6.11.12.

민중 총궐기가 있던 다음날, 11월13일 일요일에는 국민연금 삼성이 포털 연관검색어로 상위를 차지하더니 오늘은(월요일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길라임과 박근혜가 연관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관검색의 파워는 현실세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리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메뉴가 1위검색이 되기도 하고, 정치권 뉴스가 1위가 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는 상상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연관된 두 단어를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배태해 낸다. 1970년 후반 이란의 팔레비왕은 정적 호메이니를 파리로 추방하고 이란 내의 언론을 통제함으로써 프랑스 파리에 있는 호메이니가 이란 민중과 접촉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호메이니에 동조하는 이란의 성직자들은 당시 집권자가 의심하지 않던 기술인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했다. 매주 파리에서 호메이니의 선동적인 연설을 값싼 녹음기로 녹음해 이란으로 몰래 들여보낸 것이다.

그러면 성직자들은 그 테이프를 200달러짜리 복제기로 무한정 복사해 이란 민중에게 나누어 줬다. 매주 금요일이면 호메이니의 설교는 이란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호메이니 추종자들로 인해 평범한 테이프가 어느 날 갑자기 광역 네트워크로 변해 버린 것이다. 

케빈 켈리의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10가지 법칙>에서  미래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무리의 힘을 이용하는 조직이 권력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점도 있다. 디지털의 일반 속성 중 하나는 상상력으로 인한 우상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왜곡된 정보가 보편화돼 디지털 권력이 왜곡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나타나는 것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것이다.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입소문·음모론·편집증이 아무런 제재없이 흘러다닐 수 있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가 매스 미디어(Mass Media)에서 '혼란 미디어'(Mess Media)로 이동했다고도 표현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언론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언론의 예상이 틀렸다. 클린턴 캠프는 잘못된 분석을 바탕으로 '안티-트럼프(트럼프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했고, 트럼프 캠프보다 훨씬 많았던 선거 자금을 잘못 쓰고 말았다.

반면 트럼프는 정확한 분석으로 한정된 선거 자금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메시지를 전파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진화시키고 있다. 2005년도에 필자가 캐나다에 연수 갔을때 미래 커뮤니케이션은 브로드캐스팅(braodcasting)에서 내로우캐스팅(narrow casting) 으로 진화한다고 예견한 기사를 볼수 있었다.

지난주말 촛불집회에서는 군중들이 서로 페이스북 생방송을 하는가 하면, jtbc 뉴스룸 이후에도 뉴스 뒷이야기를 인터넷으로 전하기도 한다.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도처에 존재하는, 믿을 수 있는 정보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며, little sisters가 그 주인공이 될수 있다. 빅브라더 시대를 극복한 여러 디지털무기로 무장한 시민들이 "리틀 시스터즈"다.

15세기 교황의 권력이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에 의해 무너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455년 인쇄술이 완성되고 60년이 흐른 뒤 마틴루터의 독일어 성경은 수 천부 수 만부씩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개신교를 낳게 된다. 개신교는 유럽의 절반을 정복하고 나머지 반을 차지하고 있던 가톨릭 교회가 스스로 개혁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였다.

내년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년 닭의해에는 인터넷 혁명의 기술적으로 긍정적인 측면만 집착할 필요 없이 그것을 극복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무혈, 명예혁명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는 어디까지나 인간이 활용하는 '선한' 기술이어야 한다. 주체인 인간이 디지털 권력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발전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네트워크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이나 정보보다 인간과 공동체에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홍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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