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야당 스스로의 역할과 임무를 잊지 말고 대통령 탄핵을 진행해야한다

<사진=뉴시스>18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계단에서 열린 '헬조선 입시지옥에서 해방된 수험생 만민공동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2016.11.18.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지금 대통령을 표현한다면 딱 맞는 경우일 것이다. 얼마 전에 청와대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과 야당들을 향하여 '헌법파괴행위'라고 했었는데, 그에 먼저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법을 파괴하는 행위를 했었다. 그러한데도 대통령은 무슨 할 말이 있다고 헌법파괴를 운운하는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러려고 필자가 대한민국에 국민이 돼있었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 국민들의 하야주장은 지금이 옛날 왕조시대였다면 아마도 백성들의 민란에 의해서 왕조가 바뀔만한 일로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탄핵 역시 예전에 왕조시대의 것으로 비교해보면 국가권력부 안에서 자체적으로 벌어진 반정(예:중종반정 등)으로 비견될 것이다.

국민이 요구하는 하야와 국회의 권한인 탄핵은 국민과 국회가 벌이는 각각의 정치적 행위이고 정치적 결단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대통령 하야와 탄핵에 대한 몇몇 사례를 조금만 들춰보겠다. 하야는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과 미국 닉슨 대통령의 경우로, 탄핵은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로 들어보겠다.

앞에서 말한 하야와 탄핵의 경우에는 모두 법적인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법적인 소요가 있었다. 그러나 하야와 탄핵으로까지 가는 것에는 정치적 이유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됐었다. 이승만과 닉슨의 하야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치적 주장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으며, 탄핵의 경우도 입법부인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행위(판단)의 결과물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는 3•15 부정선거가 결정적인 불씨가 됐지만 그 이전부터 이승만 정권의 무리한 장기집권 시도와 누적된 비리 및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4.19 혁명으로 이어지며 벌어진 일이다. 4.19혁명은 더 이상 이승만 정권을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들의 정치적인 결단과 행동이었다. 그래서 이승만은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을 수용하고 하야를 한 것이다.

닉슨 대통령의 하야는 워터게이트가 터진 후 미국 국회가 탄핵을 추진하자 닉슨이 그에 앞서 하야를 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국회가 탄핵을 추진하게 된 동력과 명분은 국민들의 분노에 있었다. 당시 미국 국민들의 분노는 닉슨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거짓말쟁이는 미국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는 미국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와 판단이 닉슨의 하야를 이끈 셈이었다.

이처럼 이승만과 닉슨의 하야는 분노로 표출된 국민들의 정치적 행위(의사)에 의한 결과였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0만 이상의 시민들이 광장에서 외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명확한 의사로서, 국민들의 정치적 행위이고 결단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 

탄핵도 다르지 않다. 탄핵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법적 이유를 들며 대통령을 해임시키고자 시도하는 행위이지만, 대부분의 사례를 보면 정치적 사유가 가장 큰 명분과 동력이 되었다. 즉, 탄핵은 국회에 의한 정치적 행위이자 결단의 결과물이다. 탄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적사유가 있어야 하지만 그 실질적 명분과 동력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와 판단에 의한 것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은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과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 등을 주장하며 국회에서 추진하였다. 하지만 기실은 열린우리당 분당으로 인한 (당시)민주당의 정치적 분노와 민주정부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한나라당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행위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은 정치권 내부의 권력싸움에 불과했다.

당시 탄핵소추의 법적 원인을 비교해 보면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탄핵을 100번을 더 당해도 모자를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무혐의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탄핵을 받을만한 법적, 정치적 이유로선 상당히 부족한 명분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헌법재판소의 최종판결에서도 당연히 기각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도 역시 정치적 내용이 핵심이다. 미국 공화당측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클린턴의 정치적 도덕성을 탄핵소추의 명분과 동력으로 삼았다. 법적요소는 절차에 따른 필요일 뿐이었다. 당시 미국하원은 르윈스키 사건에 대한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 등의 법적이유를 들며 탄핵소추를 하였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처럼 탄핵은 국회가 할 수 있는 정치적 행위이자 결단이다. 아마도 지금 국민들이 직접 탄핵을 추진할 수 있었으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탄핵은 국회가 할 일이다. 지금 대통령의 탄핵은 법적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으로도 탄핵을 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러므로 국회가 탄핵이라는 정치적 행위(결단)를 할 명분과 동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 야당은 너무나도 얌전하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사임결의안'이니 '계엄을 할지 모른다.' 등처럼 얼빠진 얘기나 하고 있다. 국회와 야당은 입법부로서 자신의 역할을 잊지 말고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 과연 지금 상황이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계산기 두드리고 계산할 일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더라도 헌재 판결이 어찌될지 알 수 없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헌재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인데, 그것이 걱정이라면 탄핵가결을 위한 법적토대를 만들지 못한 국회역할에서 문제를 찾아야지 다른 것에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지금 상황이라면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헌재의 존재에 대한 국민적 역풍이 불 것이다.

나중에 다시 밝힐 이야기이긴 하지만 헌재의 필요성(존치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회가 대통령 탄핵의 결정을 내리면 그 판결을 국민이 해야 할지(국민투표) 아니면 대통령이 임명한 법관들이 모여서 해야 할지에 대한 심각한 논의와 개편도 있어야 한다. 그밖에도 국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편과 개혁 그리고 개헌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권력구조 하나 바꾸자고 개헌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정치, 경제 등 국가전반에 걸쳐서 리셋(Reset)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원-포인트 개헌이나 국가 권력구조 및 선거제도를 몇 개 고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7공화국 이상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울 수 있는 거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치도 경제도 바뀌고 민생도 나아질 수 있다.

그전에 현재의 대통령을 이대로 두어서는 아니 된다.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 마음속에서 탄핵을 당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버티고 있다. 그렇다면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국민은 국민대로 정치적 행위와 판단을 하였다. 국회도 국회로서 해야 할 정치적 행위와 결단을 실행해야한다. 탄핵이 헌재에서 막힐지도 모른다는 한가한 얘기는 그만하고 말이다.

국회로서, 야당으로서,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정치적 행위를 망각하지 말아야한다. 지금 야당들은 '사쿠라 야당'이나 '관제야당'이라는 소리를 기어코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야당이 정치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러고도 야당이 정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일 것이다.

이런 야당을 두고 있으니 대통령이 스스로 범법을 저지르고도 멀쩡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혼란과 무능은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는 셈이다. 헌데 이를 모면할 기회가 야당에게 왔다. 어떻게든 탄핵을 추진하고 통과시키는 것이다. 만약에 대통령이 권력을 확보한 채로 임기를 채운다면 나중에 국민들이 내리게 될 정치적 결정에는 야당도 포함될지 모른다.

20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는 예비지진에 불과하다. 이대로 간다면 본지진에서 나타날 민심의 심판은 야당에게도 가혹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국회와 야당은 다시 되새기길 바란다. 국민들은 당신들보다 더 똑똑하고 위대하다. 그러니 국회와 야당 스스로의 역할과 임무를 잊지 말고 대통령 탄핵을 진행해야한다.

야당은 이제 좀 정치를 하란 얘기이다. 지금 야당은 정치를 하지 않고 대체 무슨 계산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을乙들의 한비韓非동행同行”의 공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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