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막말의 대가는 필리핀에 있다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역시 독설로 유명해졌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이후에는 그동안의 막말이 선거용임을 보여주는 지극히 신중한 언어를 골라 사용하는 반면 두테르테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에도 도발적인 발언들을 거침없이,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는 날로 두툼해지고 있다는 그의 막말 어록 중 일부이다.

"당신이 기자라서가 아니라, 너가 개XX라면 당신도 암살(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항상 이런 혹은 저런 유엔 협약과 관련해 공포를 자극한다. XX, 유엔. 너희들은 중동의 학살 문제도 풀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흑인들 도살(butchering)에는 손 끝 하나 까딱 하지 못했다. 입 다물어라"

"그들(범죄자들)이 이웃에 있다면, 우리들이나 경찰에 전화해라. 네가 총을 갖고 있다며 스스로 해결해라. 나는 당신을 지지한다. 그가 죽기 살기로 싸우려들면 죽여라. 나는 당신에게 메달을 수여할 것이다"

"자녀는 3명이면 충분하다.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그들(산아제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시민들)에게 '시장이 그러는데, 네가 다섯째를 낳으면 너 XX를 잘라버린다고 했어'라고 말해라“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개××”, “지옥에나 가라”라고 해서 양국간 정상회담이 전날 취소된 것도 그의 막말어록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한편 오랜 동맹 미국과 연합군사훈련도 그만두겠다고 한 두테르테는 지난 7월 상설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판결 뒤 오히려 중국에 접근하고 있다. 필리핀에 중국의 더 많은 인프라 투자 등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과연 그의 전략이 핑크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그저 피비린내 나는 혈전으로 막을 내릴지 심히 궁금해진다. 지난 달 미국 보란 듯이 중국의 최상급 국빈 환대를 즐겼던 두테르테는 최근 APEC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또 다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그의 계산된 전략과 인기가 장기적으로는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 자못 염려스럽다.

@ Reuter's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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