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朴 탄핵 찬성-반대 시민들한테 두루 곤욕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9일 표결에 부쳐지는 가운데 보수단체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해 새누리당 비박(非朴)계를 향해 날 선 공격을 가하고 있다. 탄핵을 찬성하는 의원들을 '좌파 눈치만 보는 배신자'로 묶어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5일 오전 보수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지역사무실 등 몇몇 비박계 의원 사무실 앞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조기퇴진을 약속하더라도 탄핵을 하겠다고 비박계가 결정했다"면서 "이것은 오로지 촛불 광풍(狂風)의 눈치만 보고 이들에게 아부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탄핵이 되지 않으면 엄청난 역풍이 불 것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이 결정은 너무도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촛불세력의 궁극 목표가 박 대통령 퇴진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경유착세력, 친일세력, 보수진영을 박살 내 민주주의국가를 세우는 것임을 모를 리 없는 비박계 국회의원이 촛불세력과 목숨 걸고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조기 퇴진을 약속하든 말든 탄핵하겠다며 촛불에 아부하고 있어 이들 겁쟁이들이 보수애국진영을 분노로 치를 떨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기들을 국회의원으로 찍어준 보수우파의 눈치는 하나도 보지 않고 한 표도 주지 않은 좌파의 눈치만 보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며 "새누리당 비박계가 끝내 좌파의 눈치만 본다면 우리는 반드시 당신을 탄핵해 정치권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6일과 지난 3일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도 서울역 광장과 여의도 등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촛불에 부화뇌동하는 이런(비박계) 놈들을 뽑아준 우리의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며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을) 죽여라"라고 외쳤다. 또 "10일에는 우리가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매주 광화문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촛불집회 시민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성난 민심을 표출하고 있다.

한 집안 두 지붕 상태인 새누리당은 '탄핵하려는 자'와 '탄핵을 막으려는 자' 양쪽에서 상반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 앞에서는 약 3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새누리당 해체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새누리당이라고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몇몇 시민들은 새누리당사를 향해 계란을 투척했다.

같은 날 대구, 울산, 부산 등지에서도 시민들이 새누리당 건물에 '내시환관당' '주범이당' 등 여당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2일 개설된 박 대통령 탄핵 청원 사이트 '박근핵닷컴'은 개설 사흘 만에 청원 75만명이 넘어서는 등 접속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의원 이름 등을 검색한 뒤 해당 의원에게 박 대통령 탄핵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많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자 폭탄'을 견디다 못해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착신을 정지시켰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시국대회'가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렸다. 이후 시민들은 대구경북새누리당사 앞으로 이동해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201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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