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복 아들, 부친 수배 당시 창조경제 위원 활동

▲'엘시티'이영복 회장 도피 도운 수행비서가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이영복 엘시티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수행비서에게 5일 실형이 선고됐다. 엘시티 비리와 관련된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선고 공판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이동호 판사는 5일 이 회장의 수행비서 강모 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범인 도피 혐의를 자백하고 증거를 종합할 때 유죄가 인정된다"며 "렌터카를 이용해 주범의 이동을 돕고 대포폰을 이용해 수사 상황을 알려주는 등 수사 초기에 혼란을 야기해 죄가 중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법조계에서는 강 씨가 이 회장 도피 초기에만 범행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003년부터 이 회장의 수행비서로 활동한 강씨는 8월 초부터 렌터카와 대포폰 10여 개 등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열흘가량 도피를 돕다 붙잡혀 지난 8월 22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날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는 현기환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1일 구속된 후 첫 조사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을 상대로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수십억 원의 정확한 성격과 엘시티 사업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복 회장 아들이 부친 수배당시 창조경제 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측 남성이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다(사진=뉴시스)

한편 이 회장의 아들 이창환 씨가 정부의 창조경제사업에서 추진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씨는 한 가상현실(VR)기기 업체의 대표를 지내며 2013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창조경제문화운동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미래부는 "이 씨가 당시 30,40대 후보군에 포함됐고 선발 기준에 부합해 위촉했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VR페스티벌'행사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고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지난 10월 '코리아 VR페스티벌'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이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VR페스티벌 참가 업체는 모두 79개로 대통령은 6개 업체를 방문했다. 간담회에는 11개 업체가 참여했다. 당시는 이영복 회장이 검찰의 지명수배를 받고 잠적해 있을 때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FX기어 방문과 사진 촬영을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와 연결시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13년 11월 한국과학창의재단 위원회 선임위원으로 위촉됐다. 창의재단은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시 사돈인 김모씨가 청와대 총무비서실 행정관을 그만둔 뒤 2014년부터 근무한 곳이다. 이영복 회장은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계에 매달 1000만원이 넘는 곗돈을 넣었다.

FX기어는 이 전 대표가 창의재단 위원으로 선정된 이후 2014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맞춤형 해외 진출 컨설팅 지원사업, KOTRA 집중 육성기업으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해 9월에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기념 VR 콘텐트 제작업체로 뽑혔다. 올해 8월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콘텐트 제작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돼 VR 다큐멘터리 ‘나는 독도다’를 제작하기도 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 FX기어는 5일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공모해 사업을 수주했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업을 따낸 게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당시 이창환 대표의 간담회·사진 촬영은 엘시티와 무관하다. FX기어는 자체 VR 플랫폼을 갖고 있는 기술력 있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아 전시회 시연과 간담회 참여 기업으로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최근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엘시티 시행사의 간부를 맡고 있으며 참고인 신분으로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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