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경영권 승계와는 관계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출연과 관련해 "단 한 번도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을 한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는 "승계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은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지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단 한 번도 반대급부를 요청한 적이 없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7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 30~40분 정도 만났다"면서 "독대 당시 대화 도중에 박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위한 자금출연 요청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다만 "대통령과 안가에서 독대를 했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며 "독대 시기 자체가 주총과 합병이 일어난 뒤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동조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당시에 정확히 재단이라든지 출연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독대 당시에는 무슨 얘기였는지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 창조경제와 부친의 건강, 핸드폰 사업 등에 대한 얘기는 있었다"고 해명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언제부터 인지하고 있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미래전략실 실장과 팀장급들이 모인 자리에서 최순실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은 맞지만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태가 불거진 후 어떻게 해서 지원이 된건지에 대한 사실확인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양사의 합병은 승계와는 관계가 없다. 제가 모자라다고 꾸짖어주시고 앞으로 더 잘하라고 채찍질을 하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임직원들이 합병의 타당성 등 입장표명에 대해서 열심히 했다"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직접 만난 것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포함한 실무자 몇명을 만났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의 가장 큰 투자자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만났다"고 해명했다.

삼성의 정격유착 논란에는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대답을 하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좋은 회사를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안 의원은 '재벌도 공범'이라는 국민의 여론을 인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고 이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국민들의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저 스스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삼성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지원을 끊고 개인적인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전경련에 많은 직원들이 있고 선배 회장들도 있어 이 자리에서 전경련 해체에 관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안된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 역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기업 총수들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회는 오후 2시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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