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빚으로 고통 받아온 12만명 구제 받게 돼

▲SBI저축은행의 1조원 규모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소각하는 '산타주빌리' 행사가 23일 오전 9시40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렸다.(사진=민주당)

더불어민주당과 주빌리은행이 함께한 1조원 규모 소멸시효 완성채권(일명 죽은채권, 좀비채권)을 소각하는 '산타주빌리' 행사가 23일 오전 9시40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렸다.

이날 소각된 좀비채권은 SBI저축은행이 보유한 채권이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처리와 관련한 증인심문과정에서 SBI저축은행 임진구 사장의 “2조원 규모를 소각 하겠다”는 약속이 마침내 이날 실행된 것이다.

이날은 전체 2조원 가운데 개인명의의 대출채권 1조원이 우선 소각됐다. 이번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소각을 통해 길게는 수십년 동안 빚으로 고통 받아온 약 12만명이 구제 받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이 행사를 사실상 주도한 제윤경 의원은 “2015년 말 기준 금융회사가 보유중인 이른바 '죽은채권' 또는 '좀비채권'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진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시장규모는 대략 12조6000억원쯤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 채권이 죽은채권이나 좀비채권으로 불리는 것은 이를 금융권에서 싸게 사들인 대부업체들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거나 채무자로부터 소액변제를 받아내는 꼼수를 통해 시효를 부활시켜 10년치 이자를 받아내는 등 채권추심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산타주빌리' 행사에는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등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과 유종일 주빌리 은행장이 참석해 채권소각 이벤트에 함께했다.

추미애 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300조를 돌파했고, 개개의 빚더미에 오른 서민들이 미국 발 금리 인상을 지켜보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임을 우려했다.

추 대표는 이어 “그냥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없애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인 추심을 막고 가난 앞에 빚진 죄인으로 전락한 실의에 빠진 서민들의 삶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행사에 취지를 높이 평가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악성 채권에 시달리는 서민들이다”라며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이 악순환을 끊는데 민생정당으로서 민주당이 노력해 나아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소각된 채권은 1월 초 SBI저축은행 홈페이지에서 본인 채권 소각 여부가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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