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17년, 달러 강세가 GDP 갉아먹을 수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영국의 브렉시트에 이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등으로 2017년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의한 국정농단 및 국가권력 사유화 사태가 현재뿐 아니라 거시적인 경제 전망에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강달러가 미국 경제에 가하는 역습 ⓒinvestors.com

이에 돌직구뉴스는 올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 교역량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 경제 주체 및 한국의 2017년 경제 방향을 짚어본다.


○ 미국의 2017년, 강달러의 역습

달러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 특히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흘러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화가 지난 10여 년 간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세계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차기 대통령 당선 직후 상승 추세로 돌아섰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도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 제고에 큰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지만, 그 때문에 미국 경기는 오히려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약달러가 미국 상품의 가격을 낮춰 수출 신장에 크게 일조했기 때문이다. 약달러 덕에 미국은 2010년에 역사상 최대 수출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말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약달러를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섰고, 그때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달러화는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하자마자 강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이런 기조는 올해 말 미 연준Fed이 금리를 1년 만에 0.25%p 인상함과 동시에 대세로 굳어졌다. 103.55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달러 인덱스index(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표)가 그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 보잉社 787기 제조라인 ⓒboeing.com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통상적으로 제조업 생산이 둔화되고, 수출 물량 감소 및 그에 따른 고용 감소가 뒤따른다. 실제로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社는 달러 강세 기조로 인해 2016년에 이미 직원 8%를 감원했으며, 2017년에도 추가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연준의 세 차례 금리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달러 강세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따라서 미국의 제조업 및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3년 동안 미국이 14%를 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겠지만, 달러화 가치가 10%가량 오를 경우 수출 증가율이 6% 넘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초에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중심 경제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없을지는 국가경제의 두 날개인 내수 경기부양과 수출 증가에 달려 있다. 그가 어떤 내수 진작책을 들고 나올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강달러 기조로 인해 수출 증가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쟁이나 특수한 경제 상황이 아니고서는 강달러와 보호무역주의가 동행하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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