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아니면 적', '기득권' 참으로 무섭다...목을 매고 있으니

지난 1월 3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연구원에서 만든 정치전략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리고 같은 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손학규 전 대표 등을 두고 말한 "동지가 왜 그렇게 바뀌나?"라는 발언도 있었다. 두 사례 모두 수구적인 친문세력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친문세력의 지향점이 순리를 거스르는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친문세력 자체가 먼저 민주당을 떠났었으나 손학규 전 대표가 대의를 위해서 받아주었는데 그렇게 들락날락했던 세력이 해야 할 말로는 인간적인 도리가 아닌 발언이다. '민주주의'를 새해맞이 사자성어로 발표할 정도로 콘텐츠와 내실 있는 내용이 부족한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의 홍위병 역할을 자임했다고 치더라도 친문 세력의 일환으로서 할 얘기가 아니었다.

모든 것을 '동지 아니면 적'으로 나누는 전형적인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 갇혀있다. 정치를 적과 동지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면, 결론은 상대를 무너트리기 위한 끝없는 싸움으로만 귀결된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협상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발전은 사라지고, 자신들의 이익 혹은 자신들만의 이념을 위한 전략과 전술이 넘쳐나는 싸움터가 될 것이다.

고 김근태 5주기 추모식에서 손학규, 안희정, 문재인<사진=뉴시스>

확장성이 결여된 자신들끼리의 협소한 결속이 패권주의로 흐르고, 그런 패권주의가 기득권을 만들어줬으며, 기득권은 개혁과 변화에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국민들은 1천만 촛불이라는 혁명적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지만, 친문세력은 촛불민심에서 표출된 시대적 사명인 '개헌'을 억지로 막아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당연히 소외되었다.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이 친문세력의 그런 수구적 입장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보고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수구세력의 기득권 부여잡기를 위한 여론몰이 모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는 서두부터 시종일관 개헌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개헌 저지를 위한 정략적인 여론몰이 책략 등으로 맺음을 하고 있다.

과연 이 정당이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와 함께했던 그 민주당이 맞는지 의심이 가시지 않는다. 하기야, 이제는 친문세력이 노골적인 패권주의로 당을 장악함으로서 60년 전통 야당인 민주당으로서의 위상은 이미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세력의 패권성립과 기득권 확보를 위한 도구로 전락됐다.

보고서는 '대선 후 개헌은 촛불동력이 마감된 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견을 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필자도 그런 의견을 수차례 피력하였다. 이는 민주연구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항이다. 즉, 대선 후 개헌을 하겠다는 말은 결국 호헌(개헌을 하지 않겠다)을 하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도 이점을 확실하게 명시했다.

친문세력이 호헌을 하고 조기대선을 치르면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어 보인다. 모 기관에서의 조사를 보면 문재인 전 대표의 비호감도는 51%를 넘는 단연 1위이다. 필자가 다른 칼럼에서 밝힌 대로 최근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경향은 '반대를 위한 투표'가 대세이다. 그 결과가 2012년 문재인 후보의 패배였다.

또한 2016년 총선의 결과 역시 그런 경향이 만들어 주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 정부에 심판을 하려는 유권자들의 전략투표가 만들어준 것이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이다. 누차 말하지만 유권자들은 정치권의 책략가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위대하다. 이런 경향은 금년에 있게 될 대선도 비슷하게 진행되도록 해줄 것이다.

아마도 금년에 있을 대선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가져다줄 모습은 두 가지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하나는, 87년 당시 호헌세력인 전두환 군사정권의 후계자 노태우 (당시)후보처럼 다자구도에서 30% 남짓의 지지율로 당선되는 것이다. 빈약한 지지기반이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통해서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02년 이회창 (당시)후보이다. 앞서 말한 대로 최근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을 비추어 본다면 문재인 전 대표의 결말은 아마도 두 번째(이회창 후보)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당시 이회창 후보도 이미 당선된 것 마냥하고 있었으며 폐쇄적인 운영과 확장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친문세력이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였다.

호헌을 주장하는 친문세력은, 우리나라 정치권에 새로운 기득권 수구집단이 됐지만 정작 정권은 잡지도 못하고 기득권에만 집착하는 무능한 세력으로 자리 메김하고 있다. 헌데, 최근 민주당 내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친문세력과 당 지도부가 호헌을 주장하고 있으니 그런 개혁적인 정치인들이 민주당에서 함께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민주당 내 개혁적인 정치인들은 자칫 이대로 가다가는 친문세력과 함께 기득권 수구집단의 일원이 돼버릴 수도 있다. 친문세력처럼 기득권으로 뭉친 무능한 세력으로 동일하게 취급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개헌에 나서지 않는다면 민주당 내 개혁적인 정치인들도 새로운 개혁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것이 순리로 보인다.

친문세력과 문재인 전 대표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앞서 말한 대로 '전두환의 후계자인 노태우의 길이냐, 아니면 대권 재수에 실패한 이회찬의 길을 갈 것인가' 등외에는 예상되는 결말이 없기 때문이다. '기득권' 참으로 무섭다. 친문세력이 우상으로 삼고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는 전혀 달라도 그들이 그것(기득권)에 목을 매고 있으니 말이다.

 

 

 

 

 

 

 

 

“을乙들의 한비韓非동행同行”의 공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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