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정치적 리스크가 외부의 경제적 리스크 불러올 수 있어

일본이 한-일 통화 스왑swap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온 일본은 지난 연말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되자, 이를 문제 삼아 한-일 통화 스왑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돌직구뉴스 DB/whatthesaid.ca

통화 스왑은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생기는 등 위환 위기 상황에 해당국 간 통화를 교환하는 금융 안전장치를 말한다.

2001년 20억 달러로 시작된 한-일 통화 스왑은 꾸준히 증가해 700억 달러 규모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이 불만을 제기하다 지난 2015년에 종료된 바 있다.

당시 한국 측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로 통화 스왑이 종료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고, 결국 지난해 8월에 협상이 재개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에 또 다시 위안부 소녀상이 빌미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용 외환보유액은 3,000억 달러가 넘어 큰 문제는 없다. 기획재정부는 짤막하게 유감을 표명하며 종전과 마찬가지로 한-일 경제 및 금융 협력은 정치적, 외교적 사안과 관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 중인 위안부 소녀상 ⓒkobitiambot.com

그러나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한한령, 한국 방문 요우커의 비자발급 제한,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등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강행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중국과의 한-중 통화 스왑이 올해 10월에 종료되는데, 지금으로서는 양국이 연장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후유증이 줄어들기 시작한 2010년에 이미 종료된 한-미 통화 스왑도 이번 달에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시작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의한 국정농단 및 국가권력 사유화 사태로 국정공백이 장기화되고 경제 컨트롤타워가 실종된 상태가 장기화되는 동안, 한-일, 한-중, 한-미 간 통화 스왑의 밑바탕이 위협받고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최후의 보루로 기능할 외환 방어벽이 흔들리면서 내부의 정치적 리스크가 외부의 경제적 리스크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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