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40년차 배우의 관록, 개념 발언으로 빛나다.

1월 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베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La La Land' 가 7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공로상에 해당하는 세실 B. 드밀상을 받았다. 그녀는 40년의 연기 인생을 통해 8개의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받았는데 그녀가 골든글로브 각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 만해도 무려 30번에 이를 만큼 영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녀는 이번 수상소감에서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려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메릴 스트립은 그녀가 쌓아올린 명성만큼 아주 품위 있게 트럼프를 디스 했는데 단 한 번도 트럼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그의 이름에 예리한 칼을 꽂았다.

      

그녀는 “데브 파텔, 라이언 고슬링, 나탈리 포트만 등 할리우드는 외국인들로 가득하다. 이들을 모두 내쫓으면 영화는 풋볼 또는 종합격투기를 보는 것과 같다. 물론 MMA는 예술이 아니다”라며 외국인 혐오증을 드러내며 백인 노동자층을 자극해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를 1차 저격했다.

이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리에 앉기를 원하는 한 사람이 장애인 기자를 흉내 낸 순간, 특권과 권력으로 우위를 점했던 순간”을 언급했는데 이는 지난 2015년 11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관절구축증(Amyoplasia)을 앓고 있는 뉴욕타임스 소속 기자를 조롱한 사건을 말한다.

메릴 스트립은 “마음이 아팠고, 머리에서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그녀는 “무례는 무례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지위를 타인을 공격하는데 사용할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우리는 원칙을 지닌 언론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건국의 아버지들이 헌법에 언론자유를 명기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메릴 스트립은 소감을 시작할 때 미리 준비한 원고를 펼쳤지만 막상 소감을 발표하면서는 한 번도 원고를 보지 않고 약 6분에 걸쳐 거침없이 말했다.

메릴 스트립의 소감은 큰 울림이 있었고 동료 배우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녀는 마지막 메시지로 배우의 책임에 대해 언급하며 “내 친구 레아 공주가 이런 말을 했다. 상처받은 마음으로 예술을 만들라고” 라면서 故 캐리 피셔의 말을 인용, 눈길을 끌었다.

한편 메릴 스트립의 수상 소감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 “스트립은 힐러리의 아첨꾼”이라며 “할리우드에서 과대평가된 여배우”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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