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트럼프 공약에 계속된 반기, ‘트럼프 내각’ 시작부터 불협화음?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트럼프 내각 인준 청문회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 제프 세션스 법무정관 내정자 등이 트럼프 당선인이 해오던 말과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하고 나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된 박자에 정확한 화음을 낼 수 있을지 우려와 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문회에서 밝힌 내각 후보자들의 발언이 이들의 소신인지 청문회 통과를 위한 전략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청문회에서 밝힌 후보자들의 견해는 분명히 트럼프의 목소리와 그 방향을 달리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google image.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왼쪽) 과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인준 청문회 첫 날,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의 물고문 부활에 대해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하고, 무슬림 입국 금지에 대해서도 "법무장관은 대통령의 개인적 견해와 관계없이 법을 집행해야 한다"며 "누구든 일정 선을 넘을 경우 '노'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말해 트럼프와 완전히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에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 물고문을 비롯한 강도 높은 심문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해병대 대장 출신으로 야당인 민주당이 트럼프 내각 각료 중 가장 높은 평가를 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는 고문 반대 입장표명에 이어 12일 청문회에서 트럼프가 조롱을 일삼던 이란 핵합의를 지지할 것이며 나토와 강력한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트럼프와 대비된 견해를 분명히 했다.

美 석유기업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청문회 발언을 통해 러시아가 "비우호적인 적국의 범주에 있다"고 밝히며 "그들의 최근의 행동들은 미국의 이익들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 정보기관들이 러시아가 해킹으로 지난해 대선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한 점에 대해 러시아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러시아의 이메일 해킹이 대선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인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이 러시아에 적용하는 경제제재를 당장은 유지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러시아가 핵 강국으로 세계 질서에 정당한 역할을 할 자격이 있다 면서도 "미국은 미국의 동맹에 대해 책임질 것이며 러시아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각 후보자들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모든 내각 후보자들이 좋아 보이며, 아주 잘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내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를 원한다"고 밝히며 내각 후보자들의 발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내각의 엇박자로 정책 혼선과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는데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예정자는 "대통령 당선인은 전문적인 역량을 보고 이들을 선택했지 자신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읊을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이들을 뽑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대통령과 각료들 간의 견해차이가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측은 내각 후보자들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딕 더빈 일리노이 상원의원(민주당)은 "내각 후보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상당히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에 어리둥절해 하고는 한다"며 "그들의 대통령(트럼프)보다 훨씬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내각 인준 청문회부터 삐걱거리며 불협화음을 드러낸 트럼프 내각,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 직전 지지율이 44% 로 역대 최저치로 조사된 가운데 그 앞날에 우려의 시선을 거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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