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르켈 불참한 다보스의 새주역

영국 더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대해 심층보도하며 흥미로운 몇 가지 분석을 냈다.  

워낙 세계경제포럼이 정치인들을 거의 록스타에 가까운 대우를 하지만, 포럼 후인 스위스 다보스 리조트에서 지난달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곰살스러운 환대는 더 특별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포럼에 참여하는 최초의 중국대표인 시주석 특유의 뚱한 매너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설시 장소는 초만원이었다고. 무엇보다 불확실한 세계화와 시장개방, 자본가들의 최전방 대변자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산권 지도자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AFP via The Economist 스위스 도리스 로이타르트 연방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비롯해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국무위원이 이번 방문에 동행했다.

시 주석은 개막을 앞두고 스위스 신문 노이에취리허차이퉁에 자필서명한 기고문을 보내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무역과 투자시스템 진작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 기고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거대 시장의 위치를 지킬 것이며 뜨거운 투자대상국으로, 세계 인민 복지의 공헌자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결연한 반대를 천명,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정면 겨냥했다.

시 주석은 공개적으로 보호주의 반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불안해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나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포럼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지고 트럼프 정부의 양안(중-대만) 관계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글로벌 파워로서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가을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리더십을 안팎에 과시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시핵심(習核心)’이라는 표현을 쓰며 유일한 지도자로 스스로를 부각시킨 시 주석이 ‘세계의 핵심’임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CCTV와 신화통신 등도 일제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다보스 연설이  세계경제가 심층 차원의 조정단계에 들어선 현 시점에서 글로벌화를 주창하고 미국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대국의 책임, 용기, 자신감을 보여줬다며 다보스의 절정을 보여주었다고 극찬했다.

이밖의 참여자들도 경제 글로벌화를 확고하게 추진한다는 그의 연설과 방향에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국제적십자위원회 주석 피터모렐은 중국이 형세에 맞춰 움직이고 용감하게 책임을 떠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더 나은 협력을 호소하고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기쁘다고 말했다.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을 비롯한 중국 대표 기업인과 국가원수급 인사 50여명, 정·재계 인사들과 학자 등 3000여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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