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울 것도, 숨길것도 없다던 유력대선후보의 스캔들

‘나는 숨길게 없습니다.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어요’

프랑스 유력 대선후보 프랑스와 피용(François Fillon)은 자신을 ‘미스터 투명성(Monsieur tranceparence)’과 ‘미스터 준엄성(Monsieur rigueur)’으로 명명하고 매번 정치적 발언을 할 때마다 이를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어필해왔다. 하지만 그는 일명 ‘페넬로프 사건(L'Affaire Penelope)’으로 그의 투명성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은 피용이 10년 전 피용 전 총리가 의원과 장관 시절 자신의 부인뿐만 아니라 아들과 딸까지 보좌관으로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등록, 약 80만 유로(약 10억원)를 급여로 지급하며 혈세를 빼돌렸다는 등의 혐의를 보도했다.

@AFP via The economist

 이를 놓고 피옹 후보는 지난 26일 밤 민영방송 <TF1>에 출연해 “페넬로프는 내가 국회에 처음 입성한 1981년부터 보좌관으로 옆에서 줄곧 일해 오며 ‘연설문을 고치는 등’의 실제 업무를 해왔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프랑스에선 의원이 가족을 보좌관 등으로 기용하는 것이 합법적이며 흔한 일이다. 문제는 페넬로프가 당시 보좌관으로 의회 출입증 등을 받은 기록이 없고, 자신은 남편의 정치생활에 관여하거나 돈을 받고 도와준 일이 없다고 공영 'TV 프랑스'나 2007년 영국 언론매체와 한 인터뷰 등에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피용 전 총리 측은 변호사인 당시 피용의 아들과 딸은 법학대학원 재학생이었으며, 특정 프로젝트 수행의 대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종일 근무하는 정규 보좌관으로 등록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The Economist도 15,000명의 대부분 중년의 지지자 군중들 앞에서 ‘프랑스를 10년내에 가장 강한 유럽 파워’로 만들고 ‘자유’를 캠페인 중심에, 가난과 ‘급진 이슬람(Radical Islam)과의 전쟁을 선언한 유력한 대선후보 피용진영이 ‘페넬로페게이트(Penelopegate)’로 요동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동안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프랑수아 피옹(François Fillon) 후보는 프랑스 공화당 오픈프라이머리 1차전에서, 2년여 간 여론조사 우위를 지켜온 알랭 쥐페 후보를 더블 스코어로 누르며,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에 이은 또 하나의 대이변을 창출했다.

이는 언론이나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현 보르도 시장 알란 쥬뻬와 전 대통령 니콜라 사흐코지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그간의 예상을 뒤엎은 것으로 프랑스와 피용이 무려 44.1%의 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쥬빼 28.6%, 사르코지 20.6%를 크게 격차를 벌이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당시 쥐페와 사르코지의 리더십을 의심한 많은 유권자들이 피옹에게서 희망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피옹은 68% 표심을 얻어 내년 대선의 공화당 간판스타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 결과로 또 하나 환기되었던 것이 바로 어느때보다 높아진 프랑스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이다. 실제 대통령 선거도 아닌데 프랑스 국민 400만명이 일요일 신분증을 들고 우익당에 가서 선거를 했다는 것은,  지금 서울 광화문 뿐 아니라 세계 곳곳저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열망을 대변하고 있다.

@google image

영국 학자 데이빗 룬시먼(David Runciman)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정치는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중의 이념, 감정, 격앙, 신념은 전염성이 강해 투표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표피적인 여론조사 결과만을 믿고 오만하거나 구태의연한 정치활동을 벌인다면 낭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번 페넬르페 게이트로 인해 거듭 실망한 프랑스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우리에게도 마치 평행이론의 요지경을 보는 듯한 형국이다. 어떤 정치인이든지 기존시스템을 청산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냐는 것이 이번 대선의 최대 관건임을 대선 주자들이 간파하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