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수단체 회원들 "태극기 하나 없냐" 항의하기도

서울광장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텐트 수십개를 무단으로 세운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 카운트다운 시계탑이 8일 긴장감 속에 공개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이날 오후 7시30분께 서울광장에서 D-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식을 개최했다.

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식 행사에서 최문순(오른쪽부터) 강원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희범 조직위원장,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CEO,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08.

행사에선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가 제작한 카운트다운 시계탑이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시계는 올림픽이 개막할 때까지 1년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제막식이 열린 서울광장에는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태극기 등을 든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한때 '언론 검찰 국회의 체제 전복 반란! 대한민국 국민이여 일어나자'라는 문구가 한글과 영문으로 적힌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카운트다운 시계탑 주변에는 충돌을 우려해 서울시 직원과 경찰 50여명이 곳곳에 배치됐다.

그러나 친박 연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에서도 관계자 10여명이 경광봉을 들고 보수단체 회원들의 시계탑 진입을 막으면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을 탄기국 관계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촛불집회 측이 태극기를 들고 탄기국으로 가장해 행사장을 덮칠까봐 우리가 막고 있는 것"이라며 "일종의 프락치(첩자)를 막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려고 한다"고 했다.

탄기국 측은 제막식 시작 30분 전인 오후 7시께 설치한 대형 성조기를 내리기도 했다.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이 남성의 설명이다.

8일 서울광장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식 행사가 열리기에 앞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들은 현수막을 5분가량 펼쳤다가 자진 철거했다.

제막식은 박 시장을 비롯해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유동훈 문체부 2차관, 최문순 강원도지사,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구닐라 린드버그 조정위원장,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D-1년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등과 함께 오후 8시10분께 막을 내렸다.

제막식이 끝나자 보수단체 회원 등은 주최 측에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어떻게 태극기 하나 보이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환영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비록 1년이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면서 "서울시도 평창동계올림픽을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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