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리인단, 김수현 등 녹취록 헌재에 제출

최순실 씨의 측근 고영태 씨와 고 씨의 지인들이 미르·K스포츠재단 이권에 개입하려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정 농단 사건의 폭로를 기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17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의 통화 녹취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죽이고(몰락시키고) 다른 쪽과 이야기하는 게 더 얻을 것이 많다"며 국정 농단 사건 폭로를 모의한 내용이 등장한다.

이 녹취록은 김 대표가 사실상 고 씨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던 지난해 7월 4일 류 전 부장과 1시간 23분에 걸쳐 통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소장님(최씨)은 박근혜는 '지는 해'이기 대문에 끝났다고 봐요. 걔(박 대통령)한테는 받을 게 없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거(박 대통령)를 죽이는 걸로 하고 다른 쪽하고 이야기하는 게 더 크다고 봐요"라며 국정 농단 사건을 폭로하면서 다른 정치세력과 손을 잡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또 "이명박 때든, 노무현 때든 다 그렇게 끝났어요. 지금 친박이 힘 빠진다는 기사는 형도 많이 봤잖아요"라며 "만약 민간인이 문체부도 그렇고 뭣도 하고 있다고 드러나면 국정감사든, 청문회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최순실을 부를 텐데 그렇게 되면 친박에 있는 사람은 버티지 못하고 와해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김 대표는 류 전 부장과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는 논의도 했다. 그는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앉혀 놓자"며 "말 잘 듣고 선비 같은 사람한테 '월급이나 받아가고 우리가 하라는 거 사인만 하시고 연기만 해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류 전 부장도 지난해 1월 24일 김 대표와의 통화에서 "우리 세력을 제대로 꽂아야 된다"며 "(재단 돈) 700억원을 곶감 빼 먹듯 권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로 공개된 녹취록들은 김 대표가 고씨 등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2391개 파일 중 일부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녹취록을 제출하면서 "녹음파일을 공개된 법정에서 틀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음성파일을 재판부가 충분히 듣고 판단할 것"이라며 완곡히 거부했다.

고영태와 김수현 사이의 녹취록에 "대통령 죽이고 다른 쪽과 얘기하는게 낫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