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85만명 국빈초청반대 청원에 긴급의회...아메바 vs 국익 위해 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놓고 영국의회가 한바탕 뜨거운 논쟁으로 타올랐다. 20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놓고 185만 명이 반대 청원서를 제출하자, 이에 대한 긴급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의회에서 노동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인종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국빈방문의 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보수당은 국익을 위해 당초 예정대로 국빈방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google image

CNN은 이날 노동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심술궂은 아이”, “트럼프의 음란하고 천박함으로 물들 것”, “그의 지적 수준은 단세포동물”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폴 플린 노동당 의원은 “트럼프의 지능은 ‘단세포동물(protozoan)’같다”며 “사나운 아이처럼 행동하는 그에게 국빈의 영광을 부여하는 건 영국이 그의 행동과 발언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영국을 국빈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단 두 명이었다면서 트럼프에게 대통령 취임 일주일 안에 국빈방문을 요청한 것은 "완전 전례 없는 일"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데이비드 래미 노동당 의원도 “우리는 케네디를 위해서도, 트루먼, 레이건을 위해서도(국빈초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람(트럼프)을 위해 했다”며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협정 때문에 그의 국빈방문을 제의했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된 것이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이 버락 오바마에게는 취임 758일, 조지 W 부시는 취임 978일 만에 국빈초청을 했던데 반해 트럼프는 취임 일주일 만에 국빈방문 요청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앞서 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도 트럼프의 국빈방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과 난민 입국을 금지하는 ‘잔인한’ 정책을 편만큼, VIP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그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보수당 의원들은 “미국은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이라며 “개인적인 견해와 평가들은 영국 국익이 무엇인지 흐리게 할 뿐”이라고 밝히며 트럼프의 국빈방문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크리스핀 블런트 의원은 국빈방문 요청을 철회하면 여왕이 곤혹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하며 국빈방문의 초청 주체인 여왕의 입장이 난처해 질것을 우려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google image

한편 테리사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국빈방문' 요청 철회를 요구한 청원(185만명 서명)을 공식 거부했다. 영국 총리실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美 대통령이 국빈방문의 전면적 호의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수많은 서명으로 강력한 견해들이 표현됐음을 인정하지만, 청원을 지지하지 않는다. 초청은 미국과 영국 간 관계의 중요성을 반영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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