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여론조사 지지율 80% 넘는 상황에서 ‘투표율 높이기 전략’ 고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대선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AFP에 따르면 러시아 R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대통령 행정실 소식통과 크렘린궁 측근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2018년 대선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과 절대 득표수를 그가 참여한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 11일로 예정돼 있는데 푸틴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의 지지도를 과시하기도 했다.

연방 정부의 한 관리는 "모두가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것이 마지막 출마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가 (차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에도 대통령으로 남아있기 위해 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크렘린궁내 분위기를 소개했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임기 6년인 대통령의 세 번 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푸틴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그다음 출마는 2030년에나 가능한데 그때는 푸틴의 나이가 78세가 된다. 사실상 푸틴이 내년 대선을 마지막으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푸틴은 2000년~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을 연임하고 4년 동안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6년으로 늘어난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보내고 있다.

푸틴의 내년 4기 대선 출마와 당선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크렘린궁의 진짜 고민은 푸틴의 득표율과 투표율을 최대로 높이는 데 있는 셈이다.

모스크바의 정치 전문가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차기 대선 결과는 푸틴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종합 평가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에 푸틴에겐 역사 교과서에 올라갈 정도의 높은 투표율과 득표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에게 마지막 출마가 될 차기 대선의 높은 투표율과 득표율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푸틴은 자신을 역사적 맥락에서 보고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역대 기록들을 상회하는 수치들과 최고 정점에서 떠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의 현재 지지율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은 높지만 문제는 투표율이 그의 기대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크렘린궁은 70% 이상의 투표율을 기대하고 있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결과가 뻔한 선거에 꼭 참여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크렘린궁의 전망이다.

크렘린궁은 이 때문에 부재자 투표 절차를 단순화하고 처음으로 투표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개발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공보비서는 "푸틴 대통령은 아직 2018년 대선과 관련한 발언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반 푸틴운동의 선봉에선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는 지난 모스크바 시장 선거 직전 횡령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대선출마가 불확실한 상태이다. 그에 대한 판결이 정치적 탄압이라는 여론이 들끓자 법원은 해외출국금지를 조건으로 임시석방을 결정하기도 했다. @google image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0)는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이 내년 대선 후보로 나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해할 때까지 국민의 지지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도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재출마와 당선이 유력시되는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의 유일한 대항마로 간주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푸틴에 대한 지지율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나발니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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