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이길 수 있는 주제 경제 메시지에 집중했기 때문"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통 더불어민주당의 이철희 의원이 2015년 영국 총선에서 잘 나가가던 노동당이 왜 허무하게 패하고, 뒤지던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었는지를 15년간 영국의 정치권을 취재한 정치전문기자 팀 로스 (Tim Ross)가 쓴 책(『Why the Tories Won』)의 교훈을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대비하여 주목되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내는 친전의 형태로 영국 총선의 결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거는 한 표 때문에 지고 한 표 때문에 이긴다"면서 방심은 금물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 의원이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를 딛고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첫째는 보수당이 자신들이 이길 수 있는 주제, 즉 경제 메시지에 시종일관 집중했기 때문이다. 경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더 신뢰받고 있다는 Economy Trust에서 보수당은 노동당을 압도 했다.

둘째, 당 대표 간 리더십 경쟁에서 보수당의 캐머런이 노동당의 밀리밴드에 앞섰다. 캐머런은 7명이 참가한 TV토론에서 뉴스 사이클에 맞게 초기 발언이나 답변에서 간결하고 함축적인 메시지를 통해 승리할 수 있었다.

셋째, 이길 수 있는 선거구를 선정해 그에 당력을 집중시켰다. 650개의 선거구 중 100여개 집중 공략 선거구를 정한 뒤 여기에 자원을 쏟아 부었다.

넷째,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노동당의 연정 가능성을 공격해 잉글랜드 유권자들의 공포를 자극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선언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간의 정치적 대치가 심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다섯째, 캠프가 정치컨설턴트 린튼 크로스비(Lyton Crosby)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모든 캠페인의 생명이 규율이듯이 보수당 캠프에는 질서가 있었던 반면 노동당 캠프는 여론조사의 우위만 믿었을 뿐 캠페인을 이끄는 중심도 불명확했 고, 조직 역량에서도 자신들이 앞선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이 의원은 로스가 자신의 책에 서 밝힌 노동당의 패인은 더 있지만 핵심만 추리면 이런 정도라면서 "여론조사상의 우위에 빠져 승패를 낙관하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의원은 "작년 미국 대선에서 앞서가던 클린턴이 패배한 이유도 결국은 방심과 전략 미스 때문이었다"고 지적한 뒤 "클린턴 캠프는 여론조사에 취해 자신들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실패 한 반면 트럼프는 바닥을 훑으면서 표를 모으고, 그들을 최대한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그것이 승패를 가른 요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번 선거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남과 충청 그리고 부산, 50대와 중도층에서 앞서고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그람시가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차용한 로맹 롤랭의 말을 떠올릴 때"라고 강조했다. '나는 지성 때문에 비관주의자가 되고, 의지 때문에 낙관주의자가 된다' (I'm a pessimist because of intelligence, but an optimist because of will) "이것이 지 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거듭 이 이원은 "영국 노동당이 겪은 어처구니없는 패배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한 뒤 "여론조사의 우위에 취해도, 바닥 다지기와 투표운동을 소홀히 해도, 서로 잘났다고 반목하면서 혼선을 빚어도, 그리고 무엇보다 후보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없다면 승리는 쉽게 우리의 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철희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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