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키워드 '노무현' '강성노조' '동성애'

25일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끝난 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상대와 나의 차이를 부각시키면서 편 가르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확실하게' 보수표를 겨냥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흔들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양강구도에서 안 후보로부터 이탈할 조짐을 보이는 보수표를 다시 끌어오는 방식이다.

홍 후보는 줄곧 '귀족노조·강성노조' 청산을 주장해 왔다. 재계가 지적해온 '강성 노조 프레임'으로 보수층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국내 기업들이 사내유보금만 수백조원이 있어도 해외로만 투자하고 국내 투자는 안한다. 안하는 이유는 3%도 안되는 강성 귀족 노조 때문"이라며 귀족노조의 적폐 청산을 재차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진보진영의 비리 공격으로 숨어있는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의 뇌물 환수 문제를 거론하며 따졌고 이에 문 후보는 거칠게 맞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홍 후보는 '동성애' 발언을 두번이나 꺼냈다. 소수자인 동성애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방법으로 종교적 보수표를 끌어모으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동성애 찬반 여부를 묻기도 했다.

대선시기가 되면 보수 진영 주자들의 단골 의제이기도 한 '사형제 존속'도 주장했다. 홍 후보는 "사형을 안 하니까 흉악범이 날뛴다"며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이 안 되니까 유영철, 강호순 엽기적인 사건이 계속되고 수십명의 피해자는 어떻게 하고 멀쩡히 앉아서 국가에서 밥먹인다"고 비판했다. 보수층이 요구하는 사형제 존속으로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5·18 가산점은 동의하면서 군 가산점은 동의 안 하느냐"는 질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설거지 발언' '돼지흥분제 논란' 등으로 이탈한 여성 유권자들을 과감히 버리고 남성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도 돋보인다.

홍 후보는 주요 공략 대상으로 문 후보에 집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1등 후보와 자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반문정서'를 자극시키는 행동이다. 상대편 지지층을 약화시키고 와해시킨다는 대선후보 토론회의 목적에 부합하는 최선의 전략을 택한 셈이다.

이번 대선토론회를 통해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자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전재감은 미미했지만 홍준표 후보가 문 후보와 대립하면서 문재인 대 홍준표의 구도가 형성되는 기회가 됐다고 볼 수 있다.

25일 TV대선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기표를 계산해 토론에 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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