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동성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논란, 사드 배치 등에서 거친 공방 벌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등 5당 대선후보들은 25일 JTBC 주최로 열린 4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180분간 열띤 정책공방을 펼쳤다.

지난 19일 열린 KBS TV토론회와는 달리 방청객을 두고 후보들이 앉아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선,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자리, 동성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논란, 사드 배치 등에서는 거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토론회 초반 5당 후보들은 정책에 대한 심도있게 논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와 유 후보는 일자리 마련 재원 문제,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사드배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와 심 후보도 공적분야와 사적분야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먼저 유 후보는 문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을 거론하며 “계산해보면 5년간 4조 2,000억원이 드는데, 나눠보면 1년에 500만원, 월 40만원”이라며 “월 40만원짜리 일자리를 81만개 만든다는 뜻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81만개 가운데 공무원은 17만개고 나머지는 공공부문 일자리”라며 “공공 일자리도 9급 초봉으로 (추계)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유 후보가 예산 문제를 파고 들자 “자세한 건 우리 (캠프의) 정책본부장과 얘기하시라”고 맞받았다.

급기야 유 후보는 이날 시간총량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후보들에게 시간 제한에 상관없이 주어진 ‘찬스’ 기회를 문 후보에게 할애하며 “캠프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라는 말을 취소해달라”며 “그런 태도로 대선후보 토론에 나오셨느냐”고 따졌다

문 후보와 홍 후보가 토론회 중간 '동성애'를 두고 발언한 부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동성애를 반대하냐"는 질문에 대해 "저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가 "동성애를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질문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후보와 문 후보 간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 달러'를 둘러싼 논쟁에서는 감정적인 말이 오가기도 했다. 홍 후보가 "그 당시 중수부장이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직접 (줬다고 했다)"라고 말하자, 문 후보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보세요. 제가 그 때 입석했던 변호사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후보가 "말씀을 왜 그리 버릇없게 하냐"고 격분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유 후보의 '문재인 엄호' 발언을 두고 발끈했다. 유 후보는 "지난 토론 때 심 후보가 문 후보를 왜 그렇게 보호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2007년 당시 기권한 것을 두고 잘 했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고 공격했다.  

심 후보는 유 후보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제가 문 후보를 지원했다는 말씀을 취소하라"며 공세를 취했다.  심 후보는 "제 소신과 정책으로 기권을 말한 것"이라며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보수, 진보 진영을 나눠 뒤집어씌우고 패를 나누는 것이 바로 우리 정치의 고질병"이라고 쏘아붙였다.  

심 후보는 안 후보에게도 공세를 이어갔다. 심 후보는 "안철수 후보는 김미경 교수가 보좌관에게 사적 업무를 시킨 것을 사과하라"고 추궁했다. 안 후보는 "(제 아내는) 제 의정활동을 도와주기 위해서 지원하는 일을 한 것"이라면서 "사적인 일을 한게 아니지만 적절하지 못했기에 사과한 것"이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이같은 답변에 "그런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굉장히 충격 받았다. 국민이 위임한 공적권력을 국민이 위임하지 않은 최순실이랑 공유하지 않았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철회를 두고 지난 토론에 이어 또다시 맞붙었다. 문 후보는 “그 이후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는데 안 후보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문 후보께서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고 했는데, 북한이 5차 핵 실험을 하고 사드는 배치 수순 밟고 있다”면서 “그러면 문 후보 말씀은 북한 5차 핵 실험이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응수했다.  

문 후보는 또한 유·안·홍 세 후보을 향해 3당 후보 단일화에 어떻게 생각하냐고 공통질문을 했다.

유 후보는 “나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면서 “(당에서 찬성해도) 대선후보 동의 없이는 그렇게 안 된다는 것이다. 왜 관심이 많냐. 잘못될까 그러냐”고 되물었다. 안 후보 역시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100번도 말했다. 집권 후 담대한 협치와 연정 등으로 개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그런 걸 왜 묻냐. 난 생각도 없다”며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 되니까 살아보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 바른정당에서 자기들 살길 찾아서 떠드는걸”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자유한국당에서) 연대하자고 안 했냐”고 묻자 홍 후보는 “(단일화) 하자고 했는데 안 한다고 그랬지 않은가. 맘대로 하라”고 답했다.

이같은 대답을 듣던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굳세어라 유승민! 우리 유 후보가 뜻한 대로 보수수구세력 밀어내고, 따뜻하고 건전한 보수를 세우는데 열심히 주도적으로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응원의 뜻을 보냈다.

180분간 진행된 토론회가 끝난 직후, 후보들은 다소 지친 표정이었으나 모두 토론회 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에 참석한 소회를 밝혔다. 또 밝은 표정으로 자신을 기다리는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며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1부, 2부는 시청률 15.457%, 15.961%(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JTBC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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