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겨냥 "배신자는 세탁안돼"···보수단일화 촉구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6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에서 제게 80%만 몰아주면 청와대에 들어간다"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저녁 보수 민심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홍 후보의 대규모 유세전이 진행됐다. '대구대첩'이라 이름 붙여진 이날 유세에서는 1만여 명(한국당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홍 후보는 지역과의 연고를 강조하면서 "내 고향 여러분들 TK는 원래 화끈하지 않느냐. 대구·경북에서 제게 80%만 몰아주면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지원한 것만큼 못하더라도 (TK에서) 제게 80%는 해 주셔야 한다"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도 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대구와 경북이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각각 80.1%, 80.8%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서문시장에 모인 인파는 이에 "대통령 홍준표"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홍 후보는 자신을 "조선소 경비원의 아들, 까막눈의 아들"로 소개하면서 밑바닥 민심을 파고들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그는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잠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또 한반도 정세 불안을 설명하는 데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안보 문제에 민감한 보수 심리를 자극하려는 노림수다.

그 연장 선상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거짓말쟁이 좌파", "박지원이 상왕"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대구 동구을을 지역구로 둔 같은 보수 진영의 유 후보를 향해서도 '배신자' 낙인을 찍으면서 집중 견제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정책적, 인간적으로 배신했다"면서 "'홍준표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대부분 깨끗해지는데 배신한 사람은 들어갔다 나와도 배신자라는 글자가 안 지워진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 후보가 대구를 방문한 것은 이날로 6번째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에도 서문시장을 포함해 대구 일대를 돌며 득표 활동을 벌였다.

홍 후보는 이날 연설 말미에 "대선일 전에 대구에 2번 더 오겠다"고 약속하면서 "대구에서 여러분들로부터 기를 받아야지 기가 산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TK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선을 불과 13일 남겨둔 상황에서도 표류하는 이 지역의 부동표를 어떻게든 자기 쪽으로 끌어모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TK를 확고한 발판으로 삼아 지지율 '동남풍'이 더 탄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대구·경북에 이어 충남권에서 유세를 펼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던 홍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김천에서 거점 유세를 펼친 뒤 충남 천안과 아산·서산·당진을 차례로 방문해 충청권 민심에 호소할 예정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TK에서의 홍 후보 지지율이 오른 만큼 이 지역에서의 보수층 집결에 탄력을 받아 그 여세를 충청과 수도권으로 연결짓겠다는 동선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26일 대구를 찾아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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